건강을 유지하면서 비만을 방지할 수 있는 음식으로 사찰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채식만으로도 영양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느끼하지 않아 몸을 날씬하고 마음을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대구 동화사 부도암의 홍승스님(42)은 사찰음식의 「대가」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27세에 출가하기 전부터 음식만들기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비구니들은 모두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기 때문에 음식 만드는 솜씨가 좋은데 나만 무슨 인연에서인지 사찰행사나 사찰음식강좌에 불려다니게 됐다』고 겸손해했다.
팔공산에 위치한 동화사는 대구중심가에서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인데도 홍승스님을 찾아 사찰음식을 배우러 오는 보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를 중심으로 대구사찰음식연구회란 모임이 만들어졌을 정도.
홍승스님은 『스님들이 오랜 시간을 두고 윗스님으로부터 상차리기에서 밥짓기까지 하나하나 배우면서 손맛내는 법을 터득하기 때문에 「절밥」이 맛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찰음식은 인공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아 맛이 담백하고 질리지 않습니다. 식물성 식품만을 쓰기 때문에 재료에 제한이 있지만 대신 다양한 조리법으로 맛을 내지요』
동물성 식품은 일절 쓰지 않지만 식물성은 밭에서 재배하는 것은 물론 산과 들에서 야생하는 식물까지 애용되며 해조류는 모두 사용된다. 녹차잎 민들레잎 제피잎 소태나무순 고소 등은 일반가정에서는 잘 쓰지 않으나 사찰음식에서는 독특하게 쓰이는 재료들. 양념 중에서 강정제로 꼽히는 마늘 파 양파 달래 부추 등 오신채는 쓰지 않는다. 『향기가 너무 강해 잡념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홍승스님은 짧게 설명했다.
다시마 표고버섯 제피 참죽 등이 양념으로 쓰이는 것도 사찰음식의 특징. 이들 양념은 그냥 있는 그대로 음식에 넣기도 하고 말려 빻아 가루로 쓰기도 한다.
특히 칼슘 인 알칼리성 무기질 등이 풍부한 다시마는 양념으로 쓰일 뿐 아니라 탕이나 차로 애용되기 때문에 사찰음식에서 빠뜨릴 수 없는 재료.
절이 아니라도 사찰음식을 맛볼 수 있는 전문음식점으로는 서울 후암동 산촌본점(02―777―9696)과 인사동 분점(02―735―0312)이 꼽힌다. 사찰음식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는 조계종 포교당인 서울 능인선원(02―577―5800)의 「푸른요리교실」이 있다. 케이블 TV중 불교방송인 btn(채널32)에서는 목∼일요일 오후 6시5분 사찰요리강좌 프로그램 「푸른맛 푸른요리」를 방영하고 있다.
〈대구〓김진경기자〉
◇ 사찰음식 만들기 ◇
사찰음식이라고 만들기가 까다로운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도 음식을 사찰식으로 조리하면 정갈하면서도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홍승스님의 도움말로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반찬 세가지를 소개한다.
▼ 양송이 고추조림 ▼
△준비물〓양송이 반근 조림용 고추 반근 진간장 5큰술 물엿 2큰술 식용유 2큰술 참기름 1큰술 통깨 1큰술
△만드는법
①양송이를 작은 것으로 골라 씻어서 살짝 데쳐 놓는다.
②고추는 큰 것은 반으로 잘라 씻는다.
③양송이를 프라이팬에 넣고 진간장 물엿 식용유를 넣어 졸인다.
④고추는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소금과 식용유만을 넣고 볶아 놓는다.
⑤졸인 양송이와 볶은 고추에 참기름 통깨를 넣고 섞는다.
▼ 김장아찌 ▼
△준비물〓김 20장 다시마 달인 물 ⅔컵 진간장 ⅓컵 물엿 3큰술 고춧가루 적당량 통깨 참기름 생강 잣 약간씩
△만드는법
①김을 가로 세로 5㎝로 잘라 놓는다.
②진간장과 다시마물을 섞고 다진 생강과 물엿을 넣어 끓인다.
③여기에 다진 잣과 고춧가루 통깨 참기름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④자른 김을 2, 3장씩 양념장에 푹 담갔다가 꺼내 통에 차곡차곡 담아 보관해 두고 먹는다.
▼ 오이소박이 ▼
△준비물〓오이 5개 무 100g 당근 100g 고춧가루 2큰술 소금 2큰술 설탕 식초 약간씩
△만드는법
①오이를 5,6㎝ 길이로 잘라서 소금에 30분 정도 살짝 절여 놓는다.
②절인 오이의 속을 나무젓가락으로 파낸다. 너무 많이 파내면 나중에 속이 터지므로 주의한다.
③무와 당근을 곱게 채썰어 고춧가루 설탕 식초를 넣고 버무린다. 소금으로 간을 해 소를 만들어 놓는다.
④속을 판 오이에 만들어 놓은 소를 채워 넣는다.
⑤만든 즉시 김밥처럼 썰어 접시에 담고 소에서 나온 국물을 끼얹어 먹거나 하루 정도 숙성시켜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