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따라]청담동 일식집 「뉴서린」

  • 입력 1997년 5월 17일 08시 13분


방송인 민창기씨는 어떤 음식점에서건 「녹록한」 손님은 아니다. 어린 시절 음식맛 좋기로 유명한 여흥 민씨 집안에서 길들여진 입맛 때문. 게다가 SBS TV의 평일 아침 프로그램 「출발 모닝와이드」를 6년째 진행하면서 온갖 요리를 맛본 그의 미각을 만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민씨가 단골로 25년째 찾는 요리사가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일식집 「뉴 서린」의 주인 김설문씨.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다 싶었더니 모 식용유 CF에서 조리모를 쓰고 등장하던 인물이다. 김씨는 서울 종로구의 서린호텔이 지난 93년 문을 닫기까지 20년 이상 일식당 튀김코너의 주방장을 맡아 명성을 얻었다. 그후 동업으로 일식집을 운영해오다 지난해 6월 독립, 청담동에 1백20평 규모의 가게를 열었다. 『일본에도 여러번 가봤지만 김씨의 튀김만큼 바삭바삭한 맛을 제대로 살린 집은 드뭅니다. 인삼튀김과 「아이스크림 튀김」같은 특색있는 튀김은 이 집이 아니면 맛볼 수 없어요』 민씨의 극찬이다. 몸매 관리를 위해 최근에는 열량 높은 음식을 피하고 있지만 한달에 한두번은 가족과 함께 반드시 들른다고. 민씨뿐 아니라 정치인 언론인 연예인 학술계인사 등 오랜 단골이 셀 수 없을 정도. 튀김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씨는 『싱싱한 재료와 정성』이라며 말꼬리를 흐린다. 하지만 민씨같은 오랜 단골들은 그의 비법을 어깨 너머로 눈치챈지 오래다.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얼음물에 튀김가루를 섞은 후 재료를 담갔다가 즉석에서 튀겨내더라구요. 그래선지 튀김옷이 굉장히 얇습니다. 보세요. 새우나 조개에 유리를 입힌 것처럼 속살이 비쳐보이지 않습니까』 민씨의 귀띔이다. 김씨는 끊임없는 연구로 새로운 튀김재료를 개발해왔다. 코스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아이스크림 튀김」이 이러한 연구의 결정체. 찹쌀과자 안에 아이스크림을 넣어 자신만이 아는 온도에서 순식간에 튀겨낸다.뜨거운 튀김옷이 터지면서 입안으로 밀려드는 차가운 아이스크림의 오묘한 맛이 일품. 새우 학꽁치 연근 인삼튀김 아이스크림튀김 모밀국수 등으로 이어지는 튀김요리 코스가 1인당 2만5천원, 광어 도미 등 생선회와 튀김이 함께 나오는 코스는 3만5천원. 영업시간은 낮12시∼오후3시, 오후5시∼밤10시이며 연중무휴. 골목 안쪽으로 30대 가량을 주차할 수 있는 무료주차장이 있다. 02―517―7900 〈박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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