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赤 2차접촉 성과]北식량 직접지원 사실상 타결

  • 입력 1997년 5월 23일 20시 06분


23일 남북적십자 2차 북경(北京)접촉에서 북적은 한적이 제시한 대북(對北)지원식량의 규모 및 시기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남북적 식량지원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차 북경접촉에서 북측은 우리측이 대북 지원규모 및 시기를 사전에 밝힐 것을 고집, 회담자체가 결렬됐었다. 이날 서울에서 발표된 대북경협 추가 활성화조치도 남북적 접촉을 성사시키기 위한 정부차원의 「측면지원」이었다. 이제 2차접촉의 남은 과제는 구체적인 지원절차에 대한 남북간 이견을 절충하는 문제. 우선 절차문제와 관련, 우리측은 북측에 △판문점경유 △인천―남포이외에 동해안 청진 나진항 연결 △중국경로의 단동(丹東)―신의주 이외에 집안(集安)―만포, 도문(圖們)―남양 등 세가지 경로를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판문점은 「절대 불가」를 고수했으며 기타 중국을 경유한 육로와 추가 해로 개설과 관련, 양측이 북측 기착지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 남북한은 막바지 절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은 또 한적의 구호물자(한달평균 2만t정도)가 기존 분배지역에 전달되는 규모(한달 1천8백60t)를 초과하기 때문에 분배지역 확대가 필요하다는데는 인식을 같이했지만 구체적인 대상지역 선정을 둘러싸고 의견을 절충중이다. 한편 우리측 민간단체들이 북측 특정지역을 지정해 구호물자를 전달할 것을 요구한 「지정기탁제」에 대해 북측이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24일 최종문안 정리과정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남북측 대표들은 이같은 지원절차문제에 대해 융통성을 보이고 있어 회담의 큰 흐름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게회담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이번 남북적 대표접촉의 성과가 곧바로 남북한 당국간 논의의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북측이 「민간채널」인 적십자 창구를 통해 식량지원 통로를 확보한 것은 북측이 고수하고 있는 「당국배제 전략」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북측이 향후 대남관계에서 「당국―민간」분리전술로 일관, 당국간 창구인 4자회담을 기피할 경우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북경〓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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