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버스요금이 4백원에서 430원으로 인상된 첫 날인 26일 오전, 시내 곳곳에서는 요금인상 내용을 잘 모르는 출근길 시민들과 운전사들 사이에 거스름 돈 문제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시민들은 아예 450원이나 5백원을 낸 뒤 거스름돈 받기를 포기했고 운전기사들도 거스름 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아 당분간 보류한다던 할증료가 그대로 적용되면서 430원이 아닌 사실상 450원 이상으로 요금이 인상된 셈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또 토큰 판매소에서도 거스름 돈인 10원짜리 동전을 구하느라 애를 먹는가 하면 10원짜리가 모자란다는 이유로 토큰을 5개 단위(2천1백50원)나 10개씩(4천3백원) 판매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버스카드제가 도입된지 10개월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카드를 구입하기 힘들다』면서 『카드 공급체계가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부천에서 버스를 타고 출근, 노량진 경찰서 앞에 내린 吳善英양(19.회사원)은 『오늘 아침 토큰을 두 개 사려는데 10원짜리가 없다며 팔지 않아 할 수 없이 1만원권 버스카드를 구입했다』면서 『잔돈이 없어 450원이나 5백원을 내고 탄 다른 승객들에게도 운전기사가 20원이나 70원을 거슬러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왕십리4거리로 버스를 타고온 韓玄嬉씨(36.여.회사원)는 『현금 할증료 폐지사실을 몰라 450원을 내고 버스를 탔는데 거스름돈을 받지 못했다』면서 『요금인상이 하도 잦다보니 얼마씩 어떻게 인상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불평을 토로했다.
이와함께 토큰과 버스카드 공급물량의 확대로 큰 불편을 없을 것이라는 서울시의 당초 전망과 달리 시내 토큰판매소 및 버스카드 판매소에서는 공급물량이 크게 달려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도봉구 창동의 한 토큰판매소 주인 鄭방순씨(65.여)는 『현재 확보할 수 있는 버스카드 물량이 판매소 1곳당 하루 10매에 불과한데 요금인상 발표이후 카드를 찾는사람이 배로 늘어나 오늘은 아침 일찍 카드가 모두 팔렸다』고 말했다.
충정로 소재 토근판매소 주인 金成洙씨(48)는 『버스요금 인상에 대비해 10원짜리 동전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에 갔더니 은행 한 곳에서 2천원이상 환전을 해주지 않아 지난 사흘간 1만원을 환전했다』면서 『버스요금인상으로 토근 1천개를 팔 경우 전보다 6백원 많은 8천6백원의 이익이 생기는데 6백원을 더 벌기 위해 은행을 돌아다니며 다리품을 팔아야 하는게 너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동남교통 운전사 金모씨는 『10원짜리를 담은 바구니에서 승객들이 잔돈을 가져가도록 하지만 일일이 확인을 해야하는 등 번거롭다』면서 『잔돈이 없을 경우 20원 때문에 승객과 싸울 수도 없어 4백원이나 450원을 내게 하고 있다』며 운전과정에서의 불편을 호소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버스 1대당 하루 1천개 가량의 10원짜리 동전이 필요하나 89개 업체중 10여개는 이만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5백원을 내고 거스름돈 70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시민들로부터 항의전화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에 버스업체에 대해 더 많은 동전을 확보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