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득 키득 키득』
교실 안 여기저기서 배꼽을 잡느라고 야단이다.
웃음의 진원지를 찾아 나선 선생님은 헛수고를 하게 마련.
「범인」은 미니 만화책.
손바닥 크기의 만화책은 어디든 들어간다. 실내화 주머니, 도시락통 등. 주머니에 슬쩍 넣어도 감쪽같다. 옆 친구에게 슬쩍 넘겨도 된다.
인기리에 팔린 「대형」만화책을 축소해 놓았다. 「내사랑 또또」 「수라의 문」 「닥터 슬럼프」 등.
한 권에 5백원. 학교 앞 문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한 시리즈가 보통 10여권. 용돈이 1만원만 생겨도 두 시리즈를 살 수 있다.
서울 K중학교에 다니는 「만화돌이」 김영훈군(15)은 한번에 한 시리즈 전체를 산다. 두고두고 보다 질리면 친구들과 교환한다. 집에 있는 시리즈만 10편이 넘는다.
『들고 다니기가 편해요』 『몰래봐도 안들켜요』 『책상 속에 숨기기 편해 엄마한테 안걸려요』
여학생들에게 「미니」만화책은 마스코트.
『작고 귀여워서 정말 내것 같아요』 『쏙쏙 어디든 들어가니까 언제나 「데리고」 다닐 수 있어요』
서울 G초등학교에 다니는 최경아양(12)은 미니 만화를 「키운다」. 집에서 애완견 「뽀삐」를 키우는 최양은 밖에서는 미니 만화책을 「데리고」 다닌다. 미니 만화가 「사는 곳」은 최양의 주머니나 가방 또는 신발주머니. 손바닥 속에 감추고 고개를 파묻으면 주위 사람들은 뭘 보는지 모른다.
〈이명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