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접대」영업 「뒤봐주는 경찰」있다…本報 취재확인

  • 입력 1997년 5월 29일 19시 56분


여고생을 접대부로 고용하고 있는 단란주점과 이들에게 여중고생들을 연결시켜주고 있는 속칭 「보도(불법 직업소개소)」들이 경찰의 비호아래 단속의 손길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을 단속해야할 경찰서 형사계와 소년계 형사들이 이들 단란주점에 손님으로 와 여고생 접대부들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상사를 접대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의 M단란주점에서 본보 취재진과 만난 서울 모 상고 K양(17)은 『이곳에 손님으로 온 경찰관들의 술시중을 한 적이 여러차례 있었다』며 『술시중을 들기 전 경찰관들에게 실제 나이를 말했지만 미성년자라고해서 처벌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같은날 서울 강북지역의 B단란주점에서 만난 서울 모 상고 P양(17)도 『관할 경찰서의 형사들이 자주 와 술을 마시고 간다』며 『지난달 말에는 관할 경찰서 고위간부가 술을 마시러 와 서비스를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새벽까지 영업하는 이들 술집은 관할 경찰서에 이같은 향응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단속을 전혀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신촌 돈암 화양 신천동 일대 유흥가의 경우 매일 자정을 전후해 10대 접대부를 미끼로 호객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올들어 이들 지역에서 여고생 접대부를 고용한 단란주점이 경찰에 적발된 적은 거의 없다. 해당 지역 경찰관계자들도 단속실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보도 사무실을 통해 매일 일할 단란주점을 소개받고 있는 서울 모 여고 K양(17)은 『경찰이 단속하는 날은 보도 사무실에서 단속 지역을 미리 알아 그 지역의 술집으로는 10대 접대부들을 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업소 주인은 『여고생 접대부 고용과 윤락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란주점과 경찰의 유착 또는 공생관계를 먼저 뿌리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두·부형권·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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