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만 해도 낮최고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며 한여름 날씨를 보였는데 요즘같으면 갑자기 여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다.
이같은 저온현상은 대륙의 몽골과 태평양 캄차카반도상에 「블로킹(Blocking) 고기압」이 발생, 이 사이에 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서태평양 일대에 저기압골이 형성되고 대기 상층고도가 낮아져 북극의 찬공기가 유입된데 원인이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한다.
이렇게 흘러든 북극의 찬공기는 기온을 떨어뜨림과 동시에 현재 우리나라쪽으로 일찍부터 세력을 확장중인 북태평양고기압의 뜨거운 공기와 만나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구름을 만들고 있다.
평소라면 3∼4일 주기로 지상의 작은 기압골이 지나갈 때 하늘만 잠깐 흐리고 말 것이 요즘은 상층고도가 5.5㎞로 낮아진 탓에 비가 잦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
전국적으로 지난 6∼8일 남부지방에 2백㎜이상의 많은 비가 내린 이후 12∼15일, 19∼20일, 23∼24일에 대부분의 지방에 비를 뿌렸다. 또 28일 오후부터 전국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오락가락하면서 31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29일 현재까지 전국 평균강수량은 1백78.2㎜로 평년(81.4㎜)의 두배를 넘어서고 지난해(45.8㎜의 네배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북태평양고기압의 비정상적 움직임은 장마전선도 예년보다 3일 빠른 6월 20일경 남부지방까지 상륙시킬 전망인 가운데 계속 대기불안정을 유발하고 있다.
기상청은 6월 들어서도 비가 자주 내리면서 이상저온상태가 지속돼 결국 올여름은 예년보다 훨씬 짧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