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특별담화를 지켜본 많은 시민들은 대선자금에 대한 포괄적인 언급만 있고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을 강하게 역설한데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대통령의 「중대결심」발언에 대해 설왕설래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국정의 표류나 무정부상태는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고 신중론을 펴면서 『대통령의 정치개혁 약속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일단 지켜보자』는 반응도 보였다.
▼徐英勳(서영훈·74·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상임대표)씨〓엄청난 정치자금을 쓸 수밖에 없었던 그동안의 정치문화와 관행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한 것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경제불황 민심이반 등으로 국가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이제부터는 여야가 거듭나는 각오로 국가장래를 책임질 대통령을 공정하게 뽑는 일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
▼趙永晃(조영황·56·전 소비자 시민의 모임 회장)씨〓국민의 요구는 대선자금을 깨끗이 밝히고 그것을 계기로 깨끗한 정치로 나가자는 것이었는데 대통령의 담화는 그에 대한 대답이 아닌 것 같다. 「중대한 결심」이라고 한 것은 위협적이기도 했다.
▼朴東涉(박동섭·55·전 서울지법부장판사)씨〓대통령의 담화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대선자금을 밝히라고 다시 요구할 수 없다고 본다. 대선자금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야당도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미래지향적으로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韓蒼松(한창송·68·상인)씨〓기대에 미흡하지만 남은 임기동안 잘못된 정치관행 선거풍토 개혁에 노력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본다. 진정한 민주발전을 위해 돈 안쓰는 정치구조를 정착시키길 간절히 소망한다.
▼李明天(이명천·41·중앙대교수)씨〓실망스럽지만 TV토론 활성화 등의 제도개혁을 통해 선거자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대선자금 문제는 그와는 별개이므로 매듭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
▼尹昇彦(윤승언·26·은행원)씨〓「핑계」를 들은 기분이다. 「과거엔 누구나 다 잘못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는 말이 안된다. 「나라가 어려워지니 덮을 건 덮자」가 아니라 「나라를 어렵게 만든 사람과 구조를 지금이라도 도려내겠다」는 의지를 담았어야 했다.
▼李裕善(이유선·34·주부·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호수마을)씨〓애초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했다. 대통령이 대선자금의 세부내용은 모르더라도 대략적인 규모까지 모르겠는가.
▼李仲宰(이중재·23·한국외국어대 네덜란드어과 3년)씨〓전직 두 대통령을 「역사 바로세우기」라는 이름으로 처벌했던 초기의 개혁의지는 어디로 갔는가. 대선자금규모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것은 문민정부의 정통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홍성철·윤종구·금동근·부형권·이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