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비싼 위스키는 불황을 모른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진로 두산씨그램 하이스코트 등 주류업체들의 프리미엄급 위스키 판매량은 1백42만2천8백상자(상자당 4.2ℓ기준)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백20만1천4백상자보다 무려 18%나 늘어난 것. 이보다 값이 싼 스탠더드급 위스키 판매량은 1백만6천6백상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1백32만2천2백상자에 비해 24%나 격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훈련받은 전문가가 아니면 프리미엄급과 스탠더드급 위스키 맛을 구별해내기가 쉽지 않다』며 『전체 위스키 소비가 다소 줄어들고 있는데도 유난히 프리미엄급 위스키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의아해 했다.
위스키는 원액을 전량 수입해 국내에서 블렌딩하거나 병째 수입해온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의 과소비 주름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작년에 위스키 2억6백만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44%로 세계 1위였으며 수입량으로는 유럽연합(EU)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네번째였다.
〈허문명 기자〉
▼ 양주 등급 ▼
「프리미엄급과 스탠더드급 위스키의 맛을 구별할 수 있나요」.
자타가 공인하는 주당(酒黨)이라도 자신있게 대답하는 사람은 몇 안될 것이다.
양주의 대명사인 위스키는 오크통에서 원액을 숙성시키는 기간에 따라 △6∼10년(보통 8년)짜리 스탠더드급 △12∼20년의 원액을 섞은 프리미엄급 △20년이상인 엑스트라급으로 나뉜다. 현재 국내에서 출시되고 있는 스탠더드급은 패스포트, 섬씽 스페셜, VIP, 베리나인 골드 등이다. 프리미엄급 위스키는 시바스 리갈, 윈저 프리미엄, 임페리얼 클래식, 딤플 등. 로열살루트 21년, 밸런타인 30년, 조니워커블루 30년, 루이13세 50년 등 고급 수입양주의 간판들은 엑스트라급에 속한다.
숙성기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
국내 각 주류업계에서 내놓는 프리미엄급 위스키(7백50㎖) 소비자가격은 3만3천원선. 스탠더드급(7백㎖)은 2만2천원선이다. 엑스트라급인 밸런타인 30년산의 경우 서울 가자주류백화점에서 7백50㎖ 한병에 52만원에 팔린다.
숙성기간이 오래되면 좋은 술일까. 전문가들은 위스키의 숙성기간은 골동품적인 가치에 불과하며 8년쯤 지나면 숙성도가 최고조에 달해 그 이상의 기간차이에 따른 맛의 차이는 미세하다고 말한다.특히 맛보기가 필요없는 폭탄주문화 때문에 「비싼 술〓좋은 술」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일부 업소에서는 스탠더드급 위스키를 프리미엄급으로 속여 파는 곳도 있다. 프리미엄 위스키의 경우 반드시 상표에 「12년」이라는 숙성기간이 인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