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을 타고가다 만나는 역이름중에 「벌말」은 귀에 설다. 그러나 「평촌」이라고 하면 금세 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1백50만평에 자리잡은 평촌신도시는 4만7천여가구, 17만 주민의 터전으로 지난 91년부터 정부의 2백만호 주택건설계획에 따라 개발됐다.
평촌은 산이 없는 허허벌판에 자리잡은 벌말마을에서 유래한다. 벌말에서 농사를 짓던 黃正秀(황정수·74·관양1동)씨는 『넓은 들의 동북쪽 지역은 웃말 또는 웃벌말(上坪村), 서남쪽 지역은 아랫말 혹은 아랫벌말(下坪村)이라 불렸다』며 『벌은 벌판을 뜻하는 우리말』이라고 말했다.
넓은 들판이라 비가 오면 삿갓을 쓰고 달아나야 비를 피할 수 있다 해서 「삿갓들(笠坪)」이라 불린 달안동, 산림이 울창하고 부자가 많았던 부림말 사람들이 농사를 짓던 곳인 부림동(富林洞), 서울로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이 머물던 곳인 귀인동(貴仁洞), 냇가에 범이 많았던 범계동, 효성이 지극했던 정조가 수원으로 능행을 갈 때 길이 갈라지는 곳이라 해서 지어진 갈산동 등 평촌신도시는 학의천과 안양천 사이에 있는 7개동으로 이루어진다.
〈안양〓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