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크리스마스에는 「터미네이터」를 만들었던 제임스 카메론감독의 대작 「타이타닉」을 감상할 수 있을까. 인터넷 「타이타닉」 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이 영화의 개봉 일정이 7월25일에서 8월로, 다시 추수감사절로 늦춰졌다가 최근 또다시 12월19일로 미루어져 있다. 영화를 기다리는 팬들의 조바심이 담긴 전자우편이 쇄도한 것은 물론. 올여름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의 「쥬라기 공원2―잃어버린 세계」와 맞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기대가 물거품이 된 것이다.
「타이타닉」은 알려진 대로 지난 1912년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의 침몰을 소재로 한 영화다. 원래는 한여름 더위를 식혀주기 위해 기획됐지만 카메론감독의 욕심 때문에 관객들은 한겨울에 시퍼런 바닷물에 빠지게 됐다. 겨울에 물을 소재로 한 작품은 영화사들이 극력 피하는 일. 그러나 카메론은 작품이 미흡하다며 촬영 편집 특수효과 등을 끊임없이 다시 해 5개월 이상 늦춰졌다.
더구나 「타이타닉」은 이미 역사상 최고의 제작비를 들여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적자를 면치 못하리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지금까지 최고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는 「워터월드」(1억4천만달러·약1천3백억원)였는데 「타이타닉」은 이보다 2배가 넘는 3억달러(약 2천7백억원)를 훌쩍 넘겼다. 이는 흥행이 아무리 잘돼도 미국내에서만은 적자가 확실한 금액이며 국제적 흥행을 잘하면 겨우 흑자를 내다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측. 이 때문에 카메론은 『제작자를 망하게 하는 감독』이라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타임지는 스필버그 특집기사에서 스필버그가 성공하는 요인의 하나로 「비교적 싼 제작비에 공기(工期)를 맞추는 능력」을 들면서 카메론의 제작비 낭비와 비교하기도 했다.
〈신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