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내신성적을 둘러싼 학부모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어 교육부가 고심하고 있다.
비평준화 25개고교 학부모들의 「집단전학」 시위에 이어 이번에는 서울예고 학부모들이 다른 17개 예술고에 「비교내신제」를 허용한 것은 잘못이라며 지난달 30일부터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비교내신제란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의 경우 자신들끼리 내신성적을 매기면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수능점수가 같은 인문사회 또는 자연계열 학생이 전국석차 몇%에 해당하는지를 비교,동일등급을 부여하는 것.
94년 10월 교육부는 예술고도 특수목적고이므로 비교내신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성적우수생이 많은 서울예고는 이에 찬성했고 나머지 17개 예술고는 반대, 결국 서울예고만 95년 입학생부터 적용했다.
첫 적용 학생들이 올해 고3이 되었는데 교육부가 지난달 나머지 17개 예고도 비교내신제를 자율선택할 수 있다고 발표, 갈등을 불렀다. 서울예고는 『비교내신제 약속을 믿고 입학한 학생들에 대해서만 제도를 적용해야 하며 당시 반대하던 학교중 일부가 학력이 조금 향상됐다고 해서 뒤늦게 비교내신을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이나 정책의 일관성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른 학교에도 적용하려면 자율선택이 아닌 모든 예술고에 일괄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속사정은 최근 급성장한 S예고에 내신기득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서울예고측의 불안감에 있다.
교육부는 서울예고에 다소의 불이익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대학자율화 추세에서 선발권은 각 대학에 있고 비교내신제를 희망하는 고교를 막을 명문이 없다고 말한다. 교육부가 지난4월 각 대학에 「서울예고 3학년은 비교내신을 전제로 입학했으므로 불이익이 없게 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가 다시 입장을 바꾼 것도 오해를 사고 있다.
〈이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