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교육」이 廢校 막았다…횡성 덕고초등교「신바람교실」

  • 입력 1997년 7월 12일 20시 44분


강원 횡성군 횡성읍 덕고초등학교를 둘러본 사람들은 두번 놀란다. 먼저 전교생이 38명밖에 안되는 초미니학교라서 놀라고 산골학교인데도 교실마다 펜티엄급 컴퓨터 캠코더 VTR 등 어느 대도시 학교에서도 볼 수 없는 첨단시설이 갖춰져 있어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덕고초등교가 열린교육 모범학교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은 지난 94년 2학기부터 李泳國(이영국·58)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이 교단을 변화시키기 위해 쏟아온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기 때문. 94년 당시 덕고초등교는 한때 3백명이나 되던 전교생수가 이농(離農)현상으로 급격히 줄어들어 분교로 남거나 통폐합될 위기에 처했었다. 더 이상 기존의 교육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교직원들은 창의성 계발에 역점을 둔 열린교육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 강의식 교육에서 주제별 토론식 수업 등으로 교사와 학생이 머리를 맞대고 직접 실습하고 일률적으로 40분이던 수업시간도 80분까지 융통성있게 조절했다. 학생수가 적어 개별학습이 가능해 1,2학년과 3,4학년이 한 교실에서 배우고 수학과 체육시간에는 학년구분을 없앴다. 생활통지표는 A4용지로 3,4장씩 자세히 기록한다. 학교운영비를 절약해 쌍방향학습이 가능한 첨단 어학실습실도 갖추었다. 학교노래방은 주민들도 애용하는 명소가 됐다.5학년 권희란양(12)은 『선생님들이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학교에만 오면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 시간만 나면 학교에 가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학교가 이처럼 변모하자 도시로 떠났던 한 여학생 부모는 자식교육을 위해 직업까지 바꿔 되돌아왔다. 전학을 기다리는 학생도 2명이나 있다.덕고초등교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교육계인사 학부모 등 2천5백여명이 다녀갔고 이번 여름방학에도 서울시 교원 4백80명이 방문할 예정이다. 이교장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교육을 하는 게 목표』라며 『창의적인 개별학습으로 학업성취도가 전국 어느 학교보다 높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횡성〓이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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