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액세서리상가]드라마속 유행 만들고…퍼뜨리고…

  • 입력 1997년 7월 19일 07시 25분


여름은 장신구의 계절. 그러나 장신구의 유행은 너무 빨리 바뀐다. 6개월을 버티기 힘들 정도다. TV를 통해 전파되는 유행은 보름도 못 가는 경우가 있다. 드라마 「애인」 덕분에 유행한 황신혜귀고리는 드라마의 종영 뒤 곧바로 유행이 끝났다. 게다가 백화점에서 살 경우 웬만한 액세서리는 수만원이 넘기 일쑤다. 잠깐 이용할 액세서리라면 굳이 비싼 것을 살 필요가 없다. 서울 남대문시장의 액세서리상가를 이용하면 유행에 뒤지지 않는 장신구를 싼 값에 살 수 있다. 대도상가 E동 2층, 우주상가 2층, 남정액세서리상가 2,3층 등 10여개의 상가에 1천2백여개 점포가 있다. 많은 액세서리 가게들이 자체공장을 갖고 대량 생산해 팔기 때문에 값이 백화점 가격보다 50% 이상 싸다. 외국에도 알려져 있다. 대만 홍콩 태국 등에서 온 「보따리장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 액세서리가게들은 상가별로 특성이 있다. 대도상가 E동 2층 원(原)랭땅상가의 점포들은 자체공장에서 만든 「브랜드 제품」을 도매로 팔고 랭땅상가에는 여러 공장에서 물건을 사다 파는 가게가 많다. 장안 연세 영창액세서리상가 등에서는 머리핀 헤어밴드 등 머리장신구를 많이 판다. 우주종합상가에서는 열쇠고리 호출기고리 등 생활용품으로 쓸 수 있는 액세서리를 많이 취급한다. 남대문시장은 장신구 유행을 퍼뜨리는 곳이기도 하다. 원랭땅상가에서 미로와 매직미러라는 브랜드의 장신구를 팔고 있는 안영국씨는 『연예인의 코디네이터가 이곳에서 장신구를 사가서 드라마에 나오면 백화점에서 이름을 붙여 유행시킨다』고 말했다. 백화점들도 대부분 이곳에서 물건을 사간다는 것. 올 여름 목걸이로는 황동에 백금 도금을 한 소재가 인기다. 길쭉한 조각을 연결해 이집트풍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오메가 체인」에 원석을 박은 목걸이는 1만6천원. 귀고리는 청소년 취향의 귀엽고 작은 은 소재가 많으며 4천∼3만원. 순은 발가락지는 2천원에 판다. 귀고리 목걸이 팔찌로 구성된 장신구 세트는 4만∼5만원. 손가락 바깥 부분을 거의 다 덮는 형태의 HOT반지는 6천원, 주석에 금도금한 넥타이핀 세트는 1만원대. 우주상가에서는 흰 가죽끈에 새털을 단 목걸이를 2천5백∼3천원, 깜찍한 호출기 고리를 1천∼2천원에 판다. 대부분 오전6시∼오후5시 영업을 하며 일요일은 휴무. 승용차를 타고 가면 주차가 마땅치 않아 불편하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전철을 타고갈 땐 4호선 회현역에서 내리면 된다. 〈이성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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