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피서지에서는 먹는 즐거움도 크다. 그러나 낯선 지방에서 좋은 음식점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크게 이름나 있는 집이나 관광안내인이 소개하는 집에 가는 것도 좋지만 너무 벅적거리거나 평소에도 맛볼 수 있는 메뉴일 경우가 많다. 덜 붐비고 그 지방의 독특한 별미음식을 내놓는 식당을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피서관광지로 인기 높은 제주도와 설악산 속초지방에서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실속있는 음식점들을 알아본다.》
▼ 제주도 ▼
제주도는 섬 전체가 육지와는 판이한 분위기를 풍기는 피서관광지. 자연 기후 풍물 말씨가 이국적이고 육지에서 찾아보기 힘든 별난 음식도 많다.
연해에서 갓 잡아올린 생선을 싱싱한 회로 맛볼 수 있는 것도 매력. 갈치나 고등어도 회로 먹는다. 물회를 내놓는 음식점들이 많다. 물회는 한치나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자리돔 등의 생선을 잘게 썬 후 오이 부추 풋고추 고추장 등을 버무린 양념장을 넣고 시원한 물을 붓고 얼음을 띄운 것.
오분자기 성게 새우 고막 등으로 만든 전골이나 뚝배기도 입맛을 돋운다.
유명 관광휴양지답게 제주도에는 외지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음식점들이 많다.
제주시 서부두에는 횟집이 몰려 있으며 수협어시장 입구의 물항식당(53―2731)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제주시청 인근 도라지식당(22―3142)과 보건식당(53―9521) 또한 해산물전문음식점.
북제주군에서는 조천읍 함덕리 함덕해수욕장에 접해 있는 횟집 함덕별장(83―8061)이 유명하다. 서귀포시에서는 서귀포부두에 횟집이 몰려있다.
남제주군에는 해녀의 집이라고 간판붙인 곳이 더러 눈에 띈다. 시흥리 해녀의 집은 조개죽이 일품이며 오조리 해녀의 집은 전복죽과 소라구이가 맛있다.
제주토박이 소설가 오성찬씨와 탐라 목석원 원장 백운철씨의 추천을 받아 관광객이 덜 북적북적하고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음식점 15곳을 소개한다.
〈김진경기자〉
▼ 설악-속초 ▼
푸르름을 뽐내는 설악의 준봉과 가슴이 탁 트이는 동해바다.
경치도 좋지만 강원도의 별미를 찾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일이다. 강원도 전통음식으로는 햇감자를 갈아 부쳐낸 감자부침과 막국수가 대표적. 동치미국물을 쓰는 속초지방의 막국수나 인제지역의 감자전에서는 강원도 사람의 무뚝뚝하면서도 풋풋한 맛이 느껴진다.
여름 휴가객들에게는 속초시 대포항이나 동명항의 새벽 어시장에 나가 갓 잡아온 싱싱한 오징어 광어 우럭을 즉석에서 회떠 가져다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양양군 남대천에서만 잡히는 뚜가리로 끓인 매운탕이나 은어회, 산골 계곡의 허름한 음식점에서 내놓는 산나물음식도 더위에 지친 입맛을 되찾아 준다. 속초 노학동의 순두부촌에서 바닷물을 간수로 써 만든 은은한 맛의 손두부로 속을 달래보는 것은 또 어떨까.
고성의 산나물백반집인 부흥식당(0392―681―3006), 속초의 순두부집인 원조이영애할머니순두부(0392―635―9520), 오징어순대집인 진양횟집(0392―635―9999), 양양의 입암막국수집(0396―671―7447) 등은 타지에까지 널리 알려진 음식점들이다.
하지만 관광객이 너무 몰리지 않으면서 음식맛은 괜찮은 식당에 가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실속있는 음식점을 권한다. 양양군에서 태어나 속초에서 30년간 살아온 시인 이상국씨와 지난 6월 「섬머 인 비치, 97 여름동해안」(들샘 간)을 펴낸 자유기고가 최광호씨의 도움을 받아 속초시와 고성군 양양군의 숨겨진 맛집 15곳을 골라봤다.
〈박중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