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61주년을 맞는 경기 수원시 수원여고(교장 曺東鉉·조동현)는 48학급으로 경기도내 최대규모의 고교다.
이 학교는 3년전부터 선후배간의 정을 두텁게 하는 좋은 전통을 쌓아가고 있다. 선배들이 교복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전통이다.
학교는 매년 2월 졸업식을 마치고 나면 졸업생들로부터 겨울교복과 오버코트를 걷고 10월에는 여름교복을 걷어 잘 보관한다. 이중 해어져 입기 힘든 것을 뺀 3백50∼5백벌 정도는 새 옷과 다름 없다. 이 옷을 물려받는 학생들은 하복은 6만5천원, 동복은 13만5천원 정도를 절감하는 셈이다.
金仁淑(김인숙·51·여)학생주임은 『남이 입던 옷은 쳐다보지도 않는 풍조 때문에 다른 학교에서는 잘 안된다고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거꾸로 물려줄 교복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교복 물려주기를 계기로 절전 절수 쓰레기절감 재활용품사용운동도 벌어져 학교가 온통 「알뜰운동」 실천장이 되었다. 이 학교 학생들은 분기별로 한번씩 경제교육을, 어머니들은 매학기초 알뜰교육을 받는다.
수원여고의 또다른 자랑은 학생자율권의 보장이다.그러다 보니 가끔 학부모 교사 동문들이 놀라는 일이 벌어진다. 지난해 10월 학생들은 60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양갈래로 땋은 머리」를 교내투표를 통해 단발머리로 바꿨다.
갈래머리는 자주색투피스 교복 및 학교 표지 「청포도」와 함께 뭇 남학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명물.
이 학교 동문회는 지난해 3백74석의 현대식 도서관을 지어 학교에 기증한데 이어 요즘 새 강당 건립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96%의 진학률을 기록, 저력을 보인 수원여고는 입시경쟁속에서도 58개의 다양한 서클을 운영하며 전인교육의 목표를 다지고 있다.
〈수원〓박종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