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선의 미학」.
이번 여름 여성복에서는 가는 어깨끈이 특히 눈에 띈다. 가는 어깨끈은 신체의 곡선을 자연스럽게 드러내 섬세하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자아낸다. 관능미를 강조하는 로맨티시즘과 단순미를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것.
에꼴드빠리 아나카프리 파세르 윈 크로와제 등 브랜드에서는 폭 5㎜ 미만의 가는 어깨끈을 단 원피스와 톱을 일제히 선보였다. 어깨끈이 가는데다 하늘거리는 소재를 사용해 속옷처럼 보이는 원피스나 톱은 란제리룩이라는 이름으로 유행중. 끈을 목에 둘러맨 홀터넥 스타일의 옷도 지난해에 비해 끈이 한결 가늘어진 것이 특징이다.
예스비 EnC 나이스클랍 등 캐주얼브랜드는 예년에 비해 한층 노출이 심해진 가는 어깨끈의 옷들을 내놓고 있다. 일부 여중고생들도 어깨끈 폭이 두께 1㎝ 정도밖에 안 돼 목과 어깨부분이 시원스럽게 파진 슬리브리스 톱을 즐겨 입는다.
가는 어깨끈의 유행은 올봄 외국 유명디자이너들의 컬렉션에서도 예고된 것. 크리스찬라크루아 캘빈클라인 파코라반 등이 한두개의 가는 어깨끈을 활용한 옷들을 선보였다. 특히 칼 라거펠트는 가는 어깨끈들이 여러 개 교차되도록 한 레이어드룩(겹쳐입기)을 시도하기도 했다.
어깨끈의 모양은 11자의 단순한 형태를 비롯, X자 V자 등 다양한 디자인이 나와있다. 어깨끈을 양쪽에 두 개씩 달아 변화를 주거나 한쪽에만 어깨끈을 단 비대칭스타일의 아슬아슬한 디자인도 있다.
가는 어깨끈의 옷을 입을 경우 어깨끈이 없는 브래지어를 하는 등 옷입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거의 드러나 보이는 목과 어깨부분을 깔끔하게 관리해야 함은 물론. 요즘에는 브래지어 컵이 옷에 달려있어 따로 브래지어를 할 필요가 없는 옷들도 나와있다.
어깨부분의 노출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가는 어깨끈이 달린 원피스 위에 속이 비치는 다른 원피스를 덧입어 시스루룩을 연출해도 멋있다. 목걸이 귀고리 등의 액세서리는 가능한 한 절제해야 어깨와 목부분의 곡선이 돋보인다.〈윤경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