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극을 표방한 록뮤지컬 「모스키토」.
내용은 청소년들이 「모스키토」당을 조직한 뒤 선거전에 나서 부패에 찌든 기성 정치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청소년들이 보는 정치사회의 타락상이 드러나는 한편 청소년들이 고민해야 할 덕목도 간접적으로 비쳐진다.
지난 23일 오후 「모스키토」의 공연장인 학전그린 소극장에서는 2백여명의 청소년들과 조혜정(연세대 사회학) 정유성(서강대 교육학) 김은실교수(이화여대 여성학) 등이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극을 본 소감과 극에 대한 시각차이를 비롯해 어른들이 걱정하는 청소년 문제에 대해 청소년들이 직접 의견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창희군(서울과학고 2년)은 우선 극에 대해 『대안이 없고 무조건적인 비판만 앞섰다』며 청소년들이 대안 정치로 나설 수 있는가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다.
변병기군(서울과학고 2년)은 이 연극에 대한 기성 세대의 편견을 사례로 들며 세대 갈등의 한 요인을 짚기도 했다.
『학교에서 한 선생님이 「모스키토」 팜플렛을 보더니 정치성이 짙다며 관람을 공식적으로 권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교는 늘 이런 식으로 보수적이고 반대만 한다. 이런 인식의 차이에서 조금만 잘못한다면 비행청소년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한편 극의 현실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극작가 이상범씨는 『연극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문제는 어렵다』며 『이 극을 보고 의심이 가고 문젯거리를 느꼈다면 그것이 극을 통해 전달하려던 메시지』라고 말했다.
〈허 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