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7가 청평화시장 앞 인도를 걷다보면 질주하는 차량과 상인들의 어지러운 소리를 뚫고 또 하나의 요란한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도심에서 흔하지 않은 「새들의 합창」이다. 중간중간 관상어 등을 취급하는 어류상 사이로 10여개의 새 전문점이 자리한 이곳은 국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관상용 조류 전문도매시장이다. 새소매상부터 초등학생, 새를 전문적으로 기르는 애호가까지 다양한 고객들은 주로 사가는 새의 종류도 부류에 따라 다르다.
병아리 오리 칠면조 등 가축을 관상용으로 키우는 경우도 있고 한쌍에 10만원하는 금계나 은계, 40만∼50만원선인 공작을 찾는 호사가도 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한쌍에 5천∼6천원 하는 십자매부터 수백만원하는 앵무새까지 있다. 잉꼬 백문조 소문조 금정조는 2만∼3만원, 흑문조 모란앵무 호금조 카나리아 등은 3만∼7만원선.
구관조는 구사하는 어휘가 많을수록 비싼데 두세마디의 인사를 할 정도면 40만원 정도 호가한다.
사람말을 따라하는 구관조 앵무새는 단연 인기다. 십자매는 서로 사이좋게 지내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된다. 한쌍에 3만원선인 종박새는 카나리아와 함께 울음소리가 아름답고 턱밑이 보라색인 호금조는 빛깔이 뛰어나다.
이 시장의 전문가들은 『털과 부리에 윤기가 흐르고 앉은 자세에서 다리가 옆으로 벌어지지 않고 곧은게 건강한 새』라고 설명한다.
〈정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