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 「냉방병 환자」급증…전체환자의 30∼50%

  • 입력 1997년 7월 29일 12시 07분


섭씨 30도를 웃도는 한증막 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냉방병등 무더위로 건강을 해친 환자들이 줄지어 병원을 찾고 있다. 29일 전국 주요병원들에 따르면 이달들어 무더위로 에어컨이나 선풍기등 냉방시설 가동이 늘어나고 아이스크림등 찬 음식물 섭취량이 많아지면서 감기 설사 두통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크게 늘어났다. 특히 무더위에 따른 고열감기와 배탈, 설사, 땀띠등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어린이 환자가 각 소아과의원 전체 환자의 30∼50%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목동 안소아과의원의 安永勳원장(51)은 『전체 환자수는 무더위 탓으로 30%가량 줄어 하루 50여명에 불과하지만 고열감기와 배탈, 설사를 앓는 어린이 환자들은 오히려 3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실내외 온도차이로 생기는 냉방병 환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최강식내과의원에는 감기나 복통을 호소하는 어린이 환자외에도 인근 사무실이나 은행, 관공서 등에서 찾아오는 냉방병 환자들이 요즘들어 하루평균 10여명에 달한다. 서울 상계동 백병원의 내과와 가정의학과를 찾는 환자 5백여명 가운데 20% 가량이 냉방병 환자로 분류되고 있다. 이 병원 의사 姜載憲씨(34)는 『민원인과 고객들의 발길이 쉴 새 없는 관공서와 백화점, 은행등은 환기가 잘 안되는 중앙냉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냉방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냉방병은 에어컨, 선풍기 바람을 장시간 쐬게 되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두통 복통 발열 피로감 의욕장애 등의 증세를 수반하며, 실내 수분이 응결돼 습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인후염 증세로도 나타난다. 특히 신체노출이 많은 여자가 남자보다 냉기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냉방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백화점 직원인 金모씨(24·여)는 『최근 2주가량 계속된 백화점 세일기간중 연장근무를 하는 과정에서 두통, 식욕부진, 만성피로 등을 느껴 지난 25일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또 중앙집중식 냉방시스템을 이용한 밀폐된 공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른바 「빌딩증후군」이 나타나 냉방병을 악화시키면서 고질적인 감기, 천식 등 호흡기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와함께 경희대 한방병원 등 한의원에도 주로 40대 이상 장년층을 중심으로 하루 3∼4명씩 찾아와 식욕감퇴와 두통, 피로 등을 호소하면서 원기회복을 위한 보양제를 찾고있다. 서울대의대 許鳳烈 교수(55·가정의학과)는 『가능한 한 냉기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실내외 온도차를 5∼8도 가량으로 유지하고 1시간 간격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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