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지나간 뒤 다시 「반짝장마전선」이 형성돼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전국에 내리기 시작한 비는 「장마전선의 공식」인 시베리아 대륙고기압의 찬공기와 북태평양고기압이 품은 뜨거운 공기의 힘겨루기에 원인이 있다.
3일 오전 중부지방에 걸쳐있던 전선은 이날 밤 사이 남부지방까지 확대돼 강화 대전 전주 등 전국 곳곳에서 이틀동안 1백∼4백20㎜의 폭우를 쏟았다. 이 비는 최근 계속된 무더위로 가끔 내린 소나기성 강우와는 다른 양상.
지난 6월말부터 우리나라를 사이에 두고 대륙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밀고 당기는 싸움을 벌이면서 시작된 장마는 지난달 23일 끝났다. 매년 그렇듯이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장악하면서 장마전선을 화북지방까지 밀어 올린 것. 그뒤 우리나라에는 낮최고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치솟는 찜통더위가 계속됐다.
그러나 최근 일본 남쪽해상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고기압이 잠시 힘을 상실, 우리나라 동쪽으로 밀려났고 이에따라 중국대륙에 머물던 비구름을 동반한 전선이 다시 우리나라까지 밀려내려왔다. 이와 함께 대륙고기압의 찬공기도 함께 내려와 4일 전국의 낮기온 분포를 26∼29도까지 떨어뜨려 단잠을 방해하던 열대야(熱帶夜)도 잠시 주춤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간의 전쟁에서도 커다란 우세속에 잠깐의 세력약화현상이 있듯이 이번 기상현상도 맹위를 떨치던 북태평양고기압이 잠시 숨을 돌리면서 전선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장마와 같은 양상이 잠시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