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함과 단아함의 상징인 정이품송(正二品松·천연기념물 제103호)이 종합건강진단을 받는다. 현재 수령 8백년인 정이품송은 가지가 점점 앙상해지고 잎의 무성함이 줄어들어 버팀목에 의지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
공주대의 정이품송 조사연구팀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문화재관리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문화재관리국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조만간 문화재위원회에서 승인이 이뤄질 것이 확실하다.
이번 조사는 정이품송 자체의 건강상태와 주변환경을 종합적 유기적으로 검토, 정이품송의 수세(樹勢)를 회복하고 활력을 증진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정이품송의 위기가 나무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주변의 환경파괴에서 비롯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토양 분석, 잎성분 분석, 뿌리의 분포 및 활력 측정, 뿌리의 균 분석, 광합성 측정, 주변 기상변화추이 분석 등 토양 환경 나무의 상태를 정밀 검토하고 생육 저해요인을 밝혀냄으로써 정이품송 건강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처방을 내릴 계획이다.
연구팀은 문화재관리국의 승인이 나는대로 조사에 들어가 내년초 겨울방학이 끝나기 이전에 1차 보고서를 내고 이어 3,4년에 걸친 장기 조사도 계속한다.
그동안 정이품송에 대한 치료 및 예방책은 매년 있어왔으나 주로 병충해 퇴치 등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처방에만 치중해온 것이 사실. 나무 자체에만 신경을 쓰고 식물의 기본생리, 주변환경과의 관계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던 것이다.
연구팀의 具漢謨(구한모·49·식물병리)교수는 『지금처럼 그저 농약이나 뿌리고 만다면 정이품송이 왜 아픈지를 절대로 알아낼 수 없다』고 지적하고 『특히 주변 도로건설 등 환경파괴로 인한 정이품송의 피해 실태를 추적해 그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광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