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왕산서 백제의 한 달랜다』…부여주민들 추모제 재현

  • 입력 1997년 9월 12일 08시 15분


「유왕산(留王山)을 아십니까」. 백제 멸망당시 망국의 한을 안고 당나라로 끌려가는 가족을 애타게 바라보는 백제민의 피눈물이 뿌려졌던 유왕산. 당시의 한을 기리기 위한 추모제가 50여년만에 현지주민들에 의해 재현된다. 충남 부여군 양화면 주민들로 구성된 유왕산추모제추진위원회(위원장 김정은·양화농협조합장)는 오는 17일부터 이틀동안 유왕산 일원에서 추모제를 개최한다. 유왕산은 백제의 마지막왕인 의자왕 20년(서기 660년)에 나당(羅唐)연합군에 의해 사비성이 함락된 뒤 왕족 백성 등 1만3천여명이 포로로 끌려가자 백성들이 모여 다시 만날 것을 기원했던 곳. 그후 매년 음력 8월17일이 돌아오면 주민들이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갖고 이곳에 올라 굿판을 벌이는 등 추모행사를 열었으나 일제와 해방을 겪으면서 사라졌다고 전한다. 이후 대전대 한상수교수 및 서울교대 박붕배교수, 양화면 주민 등이 고증을 거쳐 유왕산의 한(恨)많은 사연을 밝혀내고 추모행사를 재현키로 한 것. 이번 추모제에서는 금강에 1백여개의 오색기와 당(唐)장군이 타고 있는 포로선단 10척을 띄우고 백제복식을 입은 여인이 유왕산에 모이는 등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17일 밤에는 머나먼 타국에서 고국을 그리는 의자왕과 백제인의 원혼을 달래는 위령제를 열고 18일에는 길굿놀이 등 공연을 연다. 〈부여〓이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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