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없는 세상 만들자』…시민들 『범인 꼭 잡아야』

  • 입력 1997년 9월 12일 20시 07분


『살아서 돌아와주기만을 간절히 바랐는데…』 박초롱초롱빛나리양(8)이 끝내 숨진 채 돌아온 12일 시민들은 치를 떨며 슬픔과 분노를 가누지 못했다. 이날 오후 동아일보에는 『다시는 우리 사회에 이런 비겁하고 잔학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유괴범들을 모두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울먹이는 시민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각계 각층 인사들은 한결같이 「유괴범은 반드시 잡힌다」는 게 우리 사회의 원칙으로 굳어지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가 파수꾼이 되자고 입을 모았다. 네살난 아들을 둔 직장인 박현숙씨(33·경기 의왕시 포일동)는 『나리양이 유괴된 이후 매일 가슴을 죄며 살아 돌아오기를 기도했는데 숨졌다는 소식에 사무실 동료들이 모두 울었다』며 『유괴범은 엄벌에 처해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원 권용수(權容秀·31)씨는 『여직원들은 울음을 터뜨리고 사무실 전체가 오후 내내 침통한 분위기였다』며 『나도 돌이 채 지나지 않은 딸이 있는데 어떻게 키워나갈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서울 M초등학교 2학년 임승택(林陞澤·8)군은 『무섭고 어른들이 원망스럽다』며 『나리의 소식을 듣고 친구와 「둘 중 하나가 이상한 어른들한테 붙잡혀가면 꼭 112로 신고 해주자」고 손가락을 걸고 맹세했다』고 말했다. 한양대 심영희(沈英姬·사회학과)교수는 『어린이나 여성 등 육체적인 약자를 이용하는 유괴 납치 범죄는 동정의 여지가 없다』며 『무엇보다도 인간을 존중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며 궁지에 몰린 사람은 어떤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으므로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지검 형사부 이홍재(李鴻載)검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유괴는 가장 추악한 범죄이면서 예방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사법당국은 「유괴범은 반드시 붙잡혀 엄벌에 처해진다」는게 사회의 진리처럼 확립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홍·공종식·홍성철·이진영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