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청소년자녀교육]지나친 기대말고 자존심 살려주라

  • 입력 1997년 9월 29일 20시 43분


「자살은 최악의 살인이다. 왜냐하면 스스로를 죽인 죄를 참회할 수 있는 기회를 남겨놓지 않기 때문이다」. 자살은 흔히 자기존재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충동적 이기적 행위로 일컬어진다. 자녀가 자신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자존심을 갖는 데는 부모의 가정교육이 큰 몫을 차지한다. 서울대병원 조수철교수(소아정신과·02―760―3648)는 『부모가 아이의 인격을 무시한 채 야단만 치면 자존심이 위축돼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며 『자신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느낌을 갖지 못하는 아이는 남의 존재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녀가 자기존재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하기 위해서는 칭찬과 벌을 조화롭게 적용해야 한다는 게 조교수의 조언. 먼저 칭찬에 인색하지 말아야 하고 형제지간에도 비교해서 야단치는 것은 금물이다. 벌을 주는 데는 특히 부모가 원칙을 정해 지켜야 한다. △화가 난다고 북받치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면 효과가 없으며 △자녀 훈육에 대한 남편과 아내의 의견이 일치돼야 하고 △벌을 줄 때는 일정한 원칙에 따라 예측 가능한 벌을 주어야 한다는 것. 그렇다고 공부 잘 한다고 부모가 해달라는 것을 모두 해주는 아이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좌절 경험이 없어 의외로 위험할 수 있다. 지나친 자기도취에 빠질 위험이 높고 막상 현실적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는 그만큼 상처를 크게 입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따라서 자녀에게 지나친 기대를 하지 말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키워주되 인간사에는 안되는 일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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