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무엇인가. 낯선 사람, 낯선 언어, 낯선 풍경들과 만남을 통해 사실은 자기 자신을 찾아 떠나는 길은 아닐까.
도서출판 「또 하나의 문화」에서 펴내는 「자기만의 여행」시리즈는 여정에서 느끼는 「같음과 다름」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눈뜨는 여성의 문화체험기. 여자들의 이야기, 여성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여행이라고나 할까.
첫번째로 펴낸 「변경에서의 1년」(박혜란 지음)은 옌볜에서 여성학자인 저자가 1년간 초빙교수로 있으면서 온몸으로 「앓은」 중국살이의 체험기록.
저자는 개혁 개방의 소용돌이에서 돈 맛에 푹 빠져버린 군상들의 모습과 여행객을 둘러싼 사기행각, 끔찍한 공해천국, 도농(都農) 격차 등 70년대의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한국 가요 일색인 노래방, 한집 건너 들어서는 사우나탕, 「한국행 티켓」을 미끼로 한 브로커들의 농간 등 조선족 동포들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낯뜨거운 모습을 부끄러워한다.
고3짜리아이를떼놓고홀연히 짐을 꾸렸던 저자. 그러나 변경에서의 1년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 가족은 내게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본래의」 물음으로 돌아오는 귀로(歸路)이기도 했다.
〈이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