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욕망을 향한 백일몽. 극장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에는 금기에 대한 반란같은 것도 섞여 있다. 「인륜」 뒤집어보기, 사회적 통념에 대한 쿠데타, 출구를 찾아 헤매는 프로이트의 리비도 같은.
많은 영화가 사회적 터부에 대들지만「아름다운 청춘」(원제 All Things Fair)만큼 그런 도전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작품도 근래 보기 드물다. 감독이 「엘비라 마디간」을 만든 보 비더버그라면 고개가 끄덕여질까.
국내에서는 상영이 힘들 뻔했다.
여교사와 제자의 「변태적」 사랑을 그렸기 때문. 11일 문닫는 공연윤리위원회(공연예술진흥협의회의 전신)의 수입 심의는 통과했지만 문화체육부가 수입 추천을 거부하는 바람에 우여곡절 끝에 개봉된다. 두 사람의 불륜에 집착하기보다 한 소년의 고민과 성숙이라는 코드로 보면 작가의 밑그림이 더 잘 드러난다.
2차 세계대전중의 스웨덴. 간간이 들리는 포화, 전황을 알리는 라디오 뉴스소리 속에도 시골 학교 소년들의 호기심과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스틱은 새로 부임한 여교사 비올라를 보고 난생 처음 성적 호기심을 느낀다. 비올라 역시 세일즈맨인 남편 프랭크와의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에 지친 터여서 스틱의 매력에 끌린다. 그 다음은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는 그대로.
그런 사실을 알고 난 뒤의 프랭크가 스틱과 우정을 나누는 대목은 뜻밖이다. 스틱은 베토벤과 말러를 좋아하는 프랭크에게서 비올라와는 또다른 세계를 본다. 현실이 두려워 술에 의지하는 프랭크나 애정없는 결혼관계를 지속하는 비올라의 모습에서 전쟁기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당시 유럽인들의 자화상이 비친다.
환상은 환상일 때 아름다운 것. 비올라와의 관계가 비정상적임을 깨달은 스틱은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오려고 하지만 「정신적 성장이 멈춘」 어른들의 행태가 어린 그를 더욱 고민에 빠뜨린다. 비더버그 감독은 자신의 아들에게 주인공 스틱역을 맡겼다. 18일 개봉.
〈신연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