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자 류경희씨가 인도로 떠난 이유.
「서울」에 지쳤다. 「학문」도 더 이상 그를 채워주지 못하고 일상의 무게가 버겁게만 느껴졌다. 뭔가 변화와 휴식이 필요한데도 살아남기 위해 「멈출 수 없는 이유」가 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인도로 갔다.
류씨의 기행에세이 「나를 찾아 인도로 떠나다」(규장각). 자아를 찾기위해 스스로를 「떨쳐가는」 나그네의 여정을 담고 있다. 그는 2년간 「가난한 나라」에 머무르면서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웠다고 한다.
인도의 거리를 누비는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바라보면서 비로소 「속도」에 감염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내면으로 눈을 돌려 자아에 눈을 뜨기 위해서는 「느림의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도에서 체득한 삶의 철학에는 힌두교와 불교의 종교적 색채가 물씬하다.
「이들에게 몸이란 갈아 입는 옷과 같다. 죽음이란 것도 낡은 옷을 갈아 입는 것과 별반 다르지않다. 죽음은 끝이 아니며 또 다른 시작인 것…」.
〈이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