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용 액세서리 차(茶) 팬티….
한 달도 채 안 남은 대입수학능력시험. 불안한 수험생들과 학부모를 겨냥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수험생용 선물 중엔 중고생들의 독특한 풍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들이 많다. 요즘 중고생들은 시험 한 달 전부터 수험생에게 포크나 다트 족집게 두루마리휴지 손거울 등을 선물한다. 포크와 다트는 정답을 「잘 찍으라」, 족집게는 「족집게처럼 잘 맞추라」, 휴지는 「잘 풀어라」, 손거울은 「잘 봐라」라는 뜻.
액세서리 업체 「다볼」에서는 지난달 말 포크 모양의 액세서리를 내놓았다. 수험생들이 태어난 별자리에 따라 선물할 수 있도록 손잡이 부분이 양 쌍둥이 전갈 등 12개 별자리 모양으로 돼 있는 열쇠고리 겸용 액세서리다. 제일교역에서는 케이스에 「합격」이라고 쓴 합격거울과 족집게 껌 「합격통지서」를 함께 싼 상품을 팔고 있다.
중고생들의 근거 없는 속설에 편승한 제품도 적지 않다.
내의업체 보디가드의 「띠 팬티」는 「자신의 띠나 별자리를 상징하는 물건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에 편승한 제품. 요일별 여성팬티는 「남학생이 여학생의 팬티를 갖고 있으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에 따른 상품. 서울 그레이스백화점의 「티플러스」 매장에선 15일부터 합격을 기원하는 부적이 새겨진 티셔츠를 팔다가 기독교측의 거센 항의를 받고 하루만에 이 옷의 판매를 중단했다.
수험생을 겨냥한 「건강식품」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태평양에서는 이달에 「설록차 수험대책」을 내놓았다. 청소년 취향에 맞춰 레몬향을 첨가한 녹차다. 태평양에선 『이 녹차를 마시면 마음이 안정되고 기억력이 좋아진다』고 선전한다.
서울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에서는 「수험생 식품 별도 코너」를 마련해서 수능시험때까지 운영한다. 동규자와 두충을 섞은 「슬리밍차」와 수삼 등을 팔고 있다.
수험생 선물 상품에 대한 시각은 기성세대와 중고생들이 확연히 다르다. 서울 개포동의 손정희씨(42·주부)는 『상인들이 중고생들의 근거없는 풍습과 학부모나 수험생의 불안심리를 악용한다』고 말했다. 반면 재수생 김모양(19·서울 구의동)은 『기성세대가 엿이나 찹쌀떡을 선물하는 것과 우리끼리 포크 손거울 팬티 등을 선물하는 것이 뭐가 다르냐』고 주장했다.
〈이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