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유신지지 참회합니다』…개신교지도자 발표

  • 입력 1997년 11월 1일 20시 30분


『우리는 주님의 첫 계명을 범했습니다. 하나님의 권위를 내세워야 할 때 신사참배는 종교가 아니라 국가의식이라고 변호하며 동참했고 핍박받는 동족을 보살펴야 할 때 일제 식민세력에 굴종했습니다…』 한국개신교를 이끌어가는 교회지도자 2백여명이 지난달 31일 종교개혁 4백80주년을 맞아 개신교회가 한국근현대사에 남긴 오욕의 과거를 회개하는 「한국교회참회록」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참회록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기관지인 기독신문(사장 이상영) 최근호에 △참여자 명단 △한국교회 오욕의 역사일지 등과 함께 실려 있다. 『독재정권을 위해서는 3선개헌 지지운동과 유신헌법 지지성명을 발표했으며 광주시민의 피를 딛고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불의한 세력의 편에 서서 우리는 조찬기도회를 열었고 그들의 안녕을 구하며 협력자 역할을 맡았습니다…』 오욕의 역사일지는 △38년 장로교회 제27차 총회의 신사참배 가결 △33인이었던 박희도목사의 부일협력권유 강연 △기독교민주동맹의 인민군환영대회 △대한기독교연합회의 3선개헌 지지와 유신헌법 지지성명 등을 열거했다. 예수교장로교와 기독교장로교의 분열, 감리교와 성결교 침례교의 분열, 장로교의 합동 통합파 분열 등 교단내의 분열상과 교회에 만연한 물질주의 기복신앙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자기비판을 가하고 있다. 참회록에는 최훈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오재식한국선명회회장 이일하한국이웃사랑회회장 신세원예장합동총회장 임옥예장통합증경총회장 이정구예장합동통합총회장 김윤배총신대이사장 김의한총신대총장 김종일가나안농군학교이사장 옥한흠사랑의교회목사 손봉호서울대교수 김기찬한국기독교출판협의회회장 등 2백4명이 서명했다. 한편 교회개혁모임(공동대표 하태영 양미강목사, 이광수변호사)도 종교개혁주일을 맞아 지난달 30일 서울 안동교회에서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열린 포럼」을 열고 개신교회의 솔직한 자기성찰을 담은 「교회개혁 실천연대를 위한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은 『오늘날 한국교회는 물질주의와 권위주의, 그릇된 성공주의로 본래의 존엄성을 잃었다』며 『선교와 전도의 정열은 성공의 과시로 변질되고 그리스도공동체는 교권을 위한 집단이기주의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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