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일반 가정에서도 집 대문이나 주차장소 등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버스회사들이 소속 차량의 운전석 위쪽에 감시용카메라를 달아 놓는 것이 보편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사는 김모씨(38)는 지난달 중순 비밀카메라를 구입, 승용차를 주차하는 골목 어귀에 설치했다. 백미러가 부서지고 차량 곳곳이 긁히는 피해를 여러 차례 당했기 때문.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주부 정모씨는 최근 집앞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고 가는 얌체족을 잡기 위해 감시용 카메라를 달았다.
일반가정의 몰래카메라 구입은 최근 40만원 안팎의 가격에 설치가 간편한 상품이 잇달아 나오면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 이들 신상품은 TV에 연결, 녹화도 가능해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몰래카메라 제조업체인 E회사는 두달 전부터 신문광고를 내고 일반판매를 시작한 이후 전국에 5백여대를 팔았으며 이중 10%가량을 일반가정에 판매했다.
이 회사의 김창환(金彰煥·35)부장은 『당초 대형건물 위주로 판매를 계획했는데 광고가 나간 뒤 예상외로 일반가정에서 문의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초부터 운전사의 속칭 「삥땅」을 감시할 목적으로 서울시내 및 분당 일산 등 인근 신도시로 운행하는 버스에 감시용 카메라를 설치하는 버스회사들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운전사측은 『인권침해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으나 버스회사측은 『요금 횡령을 감시할 목적 외에 교통 사고시 운전사의 부주의 여부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면서 일부 회사는 양심수당 명목으로 운전사에게 하루 5천원을 지급하고 있다.
몰래카메라가 일상생활속에 깊숙이 파고든 세태에 대해 김경호(金敬鎬·29·회사원)씨는 『불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실감난다』며 『몰래카메라에 의해 항상 감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에 앞서 서글픈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금동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