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적 공간, 자연 물 바람 하늘로 구성된 새로운 우주, 천년의 신화에 고취된 신비와 섬세함…」.
화가 오승윤(58)의 작품에 대한 파리 미술전문지 「위니베르 데 자르」(Univers des arts)의 미술평 한대목. 이 잡지 12월호가 오승윤의 작품세계에 대해 집중조명했다. 모두 4쪽에 걸쳐 컬러화보 8개를 글과 함께 실었다.
수록 작품은 그가 즐겨 그려온 「풍수(風水)」 「바람과 구름」 등 연작시리즈. 우리의 전통색채인 오방색(흑 백 청 적 황)을 기본으로 한 그의 그림속에는 온갖 기호와 상징들이 등장한다. 하늘 구름 산 들판 나무 새 물고기 노루…. 연꽃 위에 성스럽게 피어나는 선녀도 있다. 어쩌면 전설같기도 하고 몽상같기도 하다.
한국 근현대회화사의 거목인 오지호화백(82년 작고)의 차남인 그는 광주에 본거지를 두면서도 파리 등 국제미술계에 활발하게 작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프랑스 앙제시(市)에서 열린 전람회 「살롱 드 앙제」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초청되기도 했다.
「위니베르 데 자르」는 이번 특집에서 오승윤을 「영혼의 전언자」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시각적 명상처럼 작용한다. 그것들은 우리 자신의 가장 깊은 곳까지 평화를 퍼지게 하며 본질에 접근하게 한다』
오승윤은 내년 10월 파리의 두구왕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이어 뉴욕전도 연다. 이탈리아 세탈도시(市)는 팔라조 프레토리오 고성(古城) 전시장으로 그를 초청했다.
『그동안 우리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많은 세월을 헤맸습니다. 그러다가 90년대초 우리의 전통사상과 철학에 근거를 둔 오방색을 다시 찾아냈고 또 우리의 삶속에 기억되는 여러가지 문양을 재창출해 냈습니다』
그는 『우리의 색채와 문양에는 우리의 영혼이 깃들여 있다』고 말한다.
〈송영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