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범람하고 있는 유료회원제(멤버십) 음란 사이트를 통해 달러가 새고 있다.
회사원 김모씨(28)는 11,12월 두달사이 신용카드 사용 명세서에서 자신도 모르게 미국의 전자결제 업체를 통해 자신이 가입도 하지 않은 한 회원제 음란 사이트에 14달러 45센트씩 28달러90센트가 지불된 것을 확인했다. 11월에는 원화로 1만2천원이던 것이 환율이 급상승한 이달엔 지급액이 1만8천원으로 늘어났다.
김씨는 전자결제 업체에 국제전화를 걸어 가입경위를 따졌지만 납득할만한 대답을 듣지 못하고 회원을 탈퇴했다. 그러나 이미 지급된 28달러90센트는 되찾지 못했다.
미국 마스터카드와 제휴하고 있는 삼성카드에 따르면 김씨처럼 본인이 가입하지도 않았는데 요금이 빠져나가 카드회사에 이의를 신청하는 고객이 한 달에 3백20∼4백명에 이르고 있다.
외국 신용카드회사와 제휴관계에 있는 국내 30여개 은행 신용카드회사에서 이런 사유로 매달 수십만달러가 결제되고 있는 것으로 카드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사례가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표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종 인터넷 회원제 정보제공업체들과 카드회사들이 비밀번호나 서명없이 영문 성명과 카드번호만으로 대금결제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
이렇게 되면 김씨와 같이 본인이 아닌 제삼자가 얼마든지 인터넷을 통해 카드로 돈을 쓸 수 있게 돼 있다.
주유소나 음식점 백화점 등에서 신용카드 거래를 통해 번호와 영문이름이 언제나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 때문에 신용카드 소유자라면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이 모르는 돈이 빠져나갔을 경우는 즉시 카드회사에 신고를 해 확인 절차를 거쳐 환불을 받도록 하고 본인이 직접 가입을 할 경우는 인터넷상의 신청서와 계약조건를 반드시 인쇄 보관해 계약보다 많은 금액이 카드에서 빠져나갔을 경우 증빙서류로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성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