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본의 문패에 아인슈타인의 이름이 적힌 과학잡지를 본 적이 있는가.
만일 음악잡지라면 베토벤이나 슈베르트의 문패를 내걸었을 것이고 미술잡지라면 고흐나 피카소의 이름을 써 붙였으리라.
그러나 요즘 어린이들은 박찬호 차범근같은 체육인이나 탤런트, 신세대가수의 이름을 써 넣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스타란 인기인이 아니라 인류에 영원한 빛을 주는 위인들이다.
동화작가 정채봉이 들려주는 「내가 좋아하는 위인」(동쪽나라 펴냄·전 2권)이야기는 바로 그런 슈퍼스타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 위인전이다.
알려지지 않은 일화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삶을 재조명했다.
거칠고 고집센 성격으로 늘 외톨이였던 화가 고흐가 짧은 생애를 인간답게 살 수 있었던 것은 동생 테오가 끝없는 사랑으로 그를 떠받쳐 준 덕분이었다.
톨스토이가 위대한 문호이기 이전에 평생을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한 사랑의 실천가였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표작 「부활」도 알고보면 불우이웃을 돕는 성금을 마련하기 위해 씌어졌다.
궁핍한 생활속에서도 영혼의 자유를 온몸으로 표현해 근대 무용의 창시자로 불리는 이사도라 덩컨, 평생 귀양살이를 하면서도 1백년 후를 내다보며 실제 사회에 도움이 되는 학문을 추구한 선비 정약용, 나이 서른다섯에 가족과 고수입의 직장을 버리고 그림을 위해 원시의 섬 타히티로 떠난 고갱….
위인들의 삶속에서 미래의 길잡이를 발견할 수 있다.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