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아노 파바로티 가(家)의 불화설이 한참 뉴스의 초점이 되던 때, 파바로티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당혹스러워했다. “파바로티, 당신은 부인에게 ‘더이상 사랑하지 않으리’란 노래를 부를 생각입니까.”
‘더이상 사랑하지 않으리’란 이탈리아의 작곡가 프란체스코 파올로 토스티(1847∼1916)의 노래제목. 질문은 파바로티가 처한 상황을 풍자하는 동시에 이탈리아의 대표적 가곡 제목을 이용해 그를 따끔하게 꼬집는 ‘촌철살인’의 비유였던 것이다. 이탈리아 가곡작곡의 1인자였던 토스티의 작품만으로 꾸며지는 콘서트가 열린다. 서울 싱어즈 소사이어티가 15일 오후7시반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강당 무대에 올리는 ‘토스티 가곡의 밤’. 소프라노 김윤옥, 테너 송원석, 메조소프라노 조미경 등이 출연해 신윤이 최형인 등의 피아노반주로 ‘사월’ ‘이상(理想)’ ‘기도’ 등 토스티의 대표작들을 노래한다.
토스티는 나폴리 왕립음악원을 졸업한뒤 마르게르타 왕비의 음악교사로서 부(富)와 명성을 거머쥔 작곡가. 그의 작품은 풍부한 선율미와 요령있게 쓰여진 반주부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음대 성악과 입시생의 ‘입시 필수곡’작곡가로 친숙하며 연주회에서도 그의 작품이 자주 무대에 올려지지만 유독 음반점에서는 그의 작품을 찾기 쉽지 않은 편.
서울 싱어즈 소사이어티는 18일 오후7시반 같은 장소에서 ‘옛 이탈리아 가곡의 밤’을 갖는다. 소프라노 조윤희, 테너 김용진 등이 출연해 카치니의 ‘아마릴리 내사랑’, 체스티의 ‘나의 님 계신 주위에’ 등을 노래한다. 02―537―6221
〈유윤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