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성교육, 특히 피임교육에 대해 청소년문제 상담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청소년 성문제 해결은 사회전체의 도덕성 혁신과 인성교육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림(儒林)을 비롯한 상당수 기성세대는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YMCA청소년상담센터 이명화소장(31)은 “성에 관한 기본적 호기심(탄생 고추…)이 생기는 것은 4,5세부터다. 성교육은 빠를 수록 좋다”고 단언한다. 이소장은 특히 “미혼모는 있는데 왜 미혼부는 없는가”라며 남자 청소년에게 올바른 성의식을 심어주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서울성의학클리닉 설현욱원장도 “중학교 때부터의 피임교육도 늦다. 아직 우리 사회는 ‘혼전순결 당위론’이 팽배해 있지만 실제론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의외로 많고 현실은 어른들의 막연한 인식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임신 관련 상담을 해오는 청소년 대부분이 ‘부모에겐 절대 알릴 수 없다’며 치를 떤다. 이는 부모가 자녀의 성문제에 대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윤수남성클리닉원장은 “성교육은 일찍 하되 ‘대안’이 있음을 주지시켜야 한다. 원하지 않는 임신이 됐을 경우 부모와 함께 처리할 수 있도록 평소 믿음을 줘야한다”고 당부한다.
그러나 유림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에서 학교 피임교육 실시후 성범죄와 청소년 성경험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조사결과도 있듯이 피임교육의 영향으로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보였다.
성균관의 한 관계자도 “현재 청소년 성문제는 성지식 부족 때문이 아니라 인성교육의 결핍 때문”이라며 “성교육만 강화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사회 전체가 인성교육의 내실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홍·이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