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 남편과 영양사 아내. ‘천생연분’이란 이 두 사람을 위해 나온 말이 아닐까.
결혼 2년만에 시댁에서 분가해 둘이 함께 하는 첫 저녁상. 남편 유연석씨(30)가 뚝섬뷔페 조리과장으로 일하며 늘 밤늦게 퇴근하는 탓에 아내 정진아씨(28)는 한달에 겨우 서너번 남편과 느긋한 저녁 시간을 보낸다.
“자기, IMF시대라 조촐하게 상 차렸어.”
매일 80가지 맛난 음식을 만들어내는 남편은 새해 용돈마저 반으로 줄인 아내에게 도무지 미운 구석이란 찾을 데가 없다. “뭐, 다 맛있는걸….”
오늘 밤. 두 사람은 10년 뒤 쯤 함께 차릴 근사한 음식점을 그려보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일명 IMF식 알뜰식단’〓밥/콩나물국/생굴을 넣은 김장김치/들기름으로 버무린 콩나물무침/꽁치구이/멸치볶음/생두부와 양념장/총비용 3천원
〈김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