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순국한 16만3천여명의 호국영령이 잠들어 있는 민족의 성역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 시신을 찾지 못한 전사자 10만2천여명의 위패와 무명용사 5천7백여명의 유골을 봉안한 현충탑에는 노산 이은상(鷺山 李殷相)선생의 헌충시(獻忠詩)가 새겨져 참배객을 숙연케 한다.
43만평의 국립묘지는 앞으로 한강이 굽이쳐 흐르고 뒤로 관악산에서 뻗어나온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풍수지리학상 ‘공작포란형’(孔雀抱卵形)과 ‘장군대좌형’(將軍對坐形). 공작이 알을 품은 듯 상서로운 기맥이 흐르고 장군이 군사를 거느린 모습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는 조선시대 단종에게 충절을 바쳤던 사육신(死六臣)을 모신 육신사(六臣祠)가 있었던 곳.
국군 창설 직후 순국선열들은 서울 장충단공원 내 장충사에 모셔졌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뒤에는 부산 범어사 금정사 등 주요사찰에 임시로 봉안했다가 전쟁 직후인 55년 7월 국립묘지가 설립되면서 이곳으로 옮겨졌다. 동작동 국립묘지는 80년대 중반 만장이 됐으며 이에 따라 85년 계룡산 아래에 동작동 국립묘지와 묘역형태가 똑같은 국립묘지 대전분소가 만들어졌다.
〈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