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이 당선후 처음으로 민간부문 문화행사에 참석했다.
김차기대통령은 15일 동아일보사 광화문사옥 일민미술관에서 개최된 ‘호랑이의 눈―한국의 도전적 작가 10인전’ 개막식에 참석, 동아일보 김병관(金炳琯)회장 등과 함께 전시장을 둘러봤다.
김차기대통령은 연초에 경제 사회단체가 주최한 신년하례회에는 몇차례 간 적이 있으나 일반인 대상의 행사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대통령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12월19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국제통화기금(IMF)문제에 매달려 왔다. 따라서 김차기대통령의 이날 문화나들이는 문자 그대로 ‘망중한(忙中閑)’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살리기’에만 전념해오던 김차기대통령이 바쁜 일정을 쪼개 이날 미술전을 관람한 것은 문화에 대한 그의 관심과 애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이날 일민미술관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인사말을 통해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며 문화진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차기대통령은 특히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선생은 문화주의를 제창하고 동아일보를 창간했는데 참 큰 선견지명이 있으셨다”면서 “일민 김상만(一民 金相万)선생도 많은 문화사업으로 유업을 받들었다”고 칭송했다.
그는 또 “이제 김병관회장께서 두 어른의 유업을 이어받아 광화문 한복판에 일민미술관을 세웠는데 우리 문화의 심장기능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의의가 크다”며 더욱 문화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차기대통령이 당선후 처음 방문하는 민간행사장으로 일민미술관을 택한 것은 고 김상만선생과의 관계를 고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김상만선생은 80년 ‘서울의 봄’때 김차기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대통령 등 민주화세력을 초청, 민주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민주화투쟁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