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화제의 책]「공룡은 왜 사라졌을까」

  • 입력 1998년 1월 16일 20시 12분


어린이가 세상을 배우는 과정은 집을 짓는 것과 같다. 평범한 지식으로 기초를 만들고, 그위에 한층 한층 세밀한 내용을 쌓아나간다. 아이가 궁금증이 많은 것도 장래 자기가 세상을 이해할 지식의 집을 쌓아나가려는 본능 때문이다. “무엇? 왜?”라는 어린시절의 끝없는 물음에 충분한 대답이 주어질때 그 대답은 장래의 세계관과 인생관, 나아가 자신의 전문분야까지 결정하게 된다. 전 14권으로 꾸며진 ‘세상을 배우는 작은 책’(다섯수레). 지적인 모험을 준비하는 초등학생들을 위해 생각의 폭을 넓혀주도록 마련된 전집이다. 한국 프랑스 일본 등의 각분야 전문가들이 철학 과학 경제 등 다양한 주제로 어린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종종 전문분야가 모호하게 겹치는 것은 오히려 미덕이 된다. ‘전쟁은 왜 일어날까’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편에서는 철학 역사 윤리학 등이 다뤄온 성찰들을 모아 그 누구도 제대로 이야기해주지 못했던 주제를 탐구한다. ‘열한 살, 열두 살의 궁금증’편에서는 외계인 성(性) 종교 등 다양한 주제를 모아 어린이 스스로가 궁금한 것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도록 유도한다. 14권의 전집에 정형화된 형식이란 없다. ‘공룡은 왜 사라졌을까’편은 지구의 탄생에서 시작, 다양한 생물종(種)들이 벌여온 치열한 투쟁의 역사를 만화로 펼쳐보인다. ‘쉿, 실험중이에요’는 생활속에서 쉽게 손댈 수 있는 과학실험들을 펼쳐보인다. ‘내 옷이 제일 좋아’는 미국의 유명 시인 실비아 플라스의 동화를 영한대역으로 실었다. 쉽고 짧은 문장이므로 기초적 영어교육을 받은 어린이가 소화하는데 무리가 없다. 전집이 단지 어린이들만을 위한 것일까. 단 한권을 집어 책장을 넘겨보자.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치게 될지 모른다. 세상물정 다 아는 어른이라고 치부해왔지만 세상의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이토록 모르는 것이 많았는지…. ‘의학이 하는 일을 알고 싶어요’는 그 자체로 훌륭한 한권의 근현대 의학사 개설이다. ‘공룡은…’, ‘식물에겐 비밀이 있어요’ 등도 어른들에게 충분한 도움을 주는 해당분야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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