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학교는 성남 분당지역 주부들이 설립한 ‘주민생활협동조합’(생협·이사장 장건·張建)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출발했다.
당초 농촌의 생산자와 도시 소비자의 직거래를 통해 농산물을 공동구매하는 형태로 시작된 생협은 점차 범위를 넓혀 지역사회 문제를 고민하는 ‘지역공동체’로 발전했다.
창조학교 역시 주부 회원들의 공통 관심사인 자녀교육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자는 뜻에서 생겨났다. 그래서 교사 학생 모두 생협조합원의 가족들이다. 성남지역 주민 15명이 시작한 생협은 현재 인근 용인 수지지구를 포함, 1천3백여명의 회원을 가진 대규모 조직으로 불어났다. 회원들은 교육 문화 복지 등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단순히 먹을거리를 공동구매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생산지 견학, 추수기 일손돕기 등을 통해 생산자인 농민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고 애쓴다. 지난해 봄 어려움에 빠진 한 생산자를 생협조합원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정성을 모아 도와주기도 했다.
당시 조합원들에게 달걀을 공급하던 농가가 닭 4백여마리가 집단폐사하는 바람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됐다. 생협은 즉시 긴급이사회를 열어 앞으로 공급받을 달걀값을 미리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 이 돈으로 닭을 새로 구입한 생산자는 곧 질좋은 달걀을 다시 공급할 수 있었다. 조합원과 생산자간의 신뢰는 더욱 깊어졌다.
소비자주권을 되찾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국에 생협과 비슷한 모임이 많이 생겨났지만 대부분 공동구매에 따른 불편과 적자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생협은 가장 모범적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자문을 하는 단체도 있다.
김해숙(金海淑·35)생협 부이사장은 “생협이 단순히 농산물 공동구매에 머물 경우 실패하기 쉽다”며 “생협의 필요성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과 함께 자녀교육문제 등 피부에 와닿는 분야에 조합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