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달러만큼 귀한 게 없다. 달러가 없어 나라가 부도날 지경이라면 애국하는 심정으로 국내 금융기관에 달러를 예치하는 게 어떨까. 투자수익도 올리고 외환창고도 살찌운다면 일석이조다.
최근에는 종전 외화예금 외에 달러화 투자수단이 하나 더 생겼다.‘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이 바로 그것.
외평채는 도대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살수 있는지, 외화예금과 외평채 중 어떤 것이 더 유리한지 알쏭달쏭하다.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는 홍세희씨(24)가 한미은행 리테일팀 이건홍과장(02―3455―2357∼8)에게 외평채와 외화예금의 모든 것을 물어봤다.
▼질문1=외국환 평형기금채권이란 무엇인가.
▼답=정부가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달러를 끌어내기 위해 작년 12월 국회동의를 얻어 발행한 달러표시 채권을 말한다. 매입과 상환절차는 원화표시 채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총 발행규모는 1백억달러로 이중 10억달러는 국내에서 팔고 나머지 90억달러는 외국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매각할 예정. 투자기간은 1년으로 오는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달러만 있으면 전국 33개 은행 영업점에서 살 수 있다. 채권 종류는 1백달러, 1천달러, 1만달러, 10만달러 등 4가지.
▼질문2=외화예금은 어떤 상품인가.
▼답=우리돈이 아닌 달러 등 외화로 예금하는 저축상품을 말한다. 외화보통예금 외화정기예금 등 일반인 대상 상품과 외화당좌예금 등 기업대상 상품으로 구분된다.
외화예금 금리는 최근 큰폭으로 오르면서 일부 은행은 최고 8% 이상을 주고 있다.
외화예금에 가입하면 입출금을 달러로 하기 때문에 외화를 사고 팔 때 내는 환전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 외화예금을 외화종합통장으로 거래하면 실적에 따라 해외송금이나 환전시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질문3=외평채를 사면 자금출처조사가 면제된다던데 사실인가.
▼답=그렇다. 국내 외평채는 실명 확인이 필요없는 무기명 채권. 은행에서 구입할 때 주민등록증 제시 등 실명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구입내용이 국세청에 통보되지 않아 상속 증여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단 해외교포 등 비거주자가 외평채에 투자하고 만기때 원리금을 다시 해외로 송금하려면 반드시 실명으로 거래해야 한다.
▼질문4=해외 동포의 경우 국내로 송금한 달러를 원화로 환전, 고금리상품에 예치할 수 있나. 아니면 외평채나 외화예금을 들어야 하나.
▼답=경우에 따라 다르다. 해외동포(시민권자 영주권자 포함)가 본인명의로 국내 금융상품에 예치하고자 할 때는 비거주자를 위한 원화계정을 이용해야 된다. 비거주자원화계정은 △보통 △당좌 △저축 △자유저축 △정기예금(6개월이하) 등으로 이자에 대해서도 재송금이 가능하다. 6개월 이하의 시장금리연동상품(확정금리상품)에 가입하면 좋을 듯하다.
이때 재송금한도는 최초 송금한 달러와 이자(달러환전분)를 합한 금액이다. 모두 확정금리상품이기 때문에 가입시 원리금이 정해진다. 원―달러환율의 변동에 따라 송금시 달러 액수에 차이가 날 수 있다.
다음은 친지명의로 가입할 때. 해외에서 보낸 외화를 원화로 환전, 친지명의의 계좌에 입급할 경우 이는 증여가 되면서 친지 본인의 예금이 된다. 거주자(친지)는 해외송금한도(연간 1만달러)의 적용을 받아 나중에 해외로 송금할 때 문제가 생긴다.
해외교포인 영주권자가 국내에 귀국, 3개월(시민권자는 6개월)이 지나면 거주자가 되기 때문에 모든 고수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단 해외송금에 제약이 있다는 점은 같다. 따라서 해외송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평채를 실명으로 매입하는 게 좋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