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치의 일번지 워싱턴. 지구촌의 모든 쟁점이 모이는 포토맥 강가의 국무부 브리핑룸.
빠르고 정확한 뉴스를 집어내기 위해 정보추적과 질문공세에 열을 올리는 각국 기자들.
일간지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정일화씨의 ‘아는 것과 다른 미국’(한국문원)에 등장하는 풍경이다.
책에는 프레스카드 발급의 일화에서부터 미 대통령 예비선거, 미 국방부에서 지켜본 걸프전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다.
가까이서 지켜본 부시와 클린턴의 정권교체 광경은 특히 이 시점 우리의 눈길을 끈다. 선거과정에서 두사람은 상대방의 집안문제까지 거론하며 모욕에 가까운 비난을 주고받았지만 정권인수 과정에서는 어떤 잡음도 들리지 않았다.
저자가 힘주어 강조하는 대목은 일방적으로 결정되기 쉬운 미국의 대한(對韓)정책. 그는 민족의 장래문제를 다루는 한국문제에 관한 한 우리나라 특파원들이 취재의 주도권을 행사해 영향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허구를 깨야 한다. 문명 접점(接點)에 선 사람이 국제적인 룰을 지키지 못하면 국제 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접점권의 규범을 돌아보는 내용으로 이 책을 썼다.”
〈유윤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