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나되어 다시뛰자』…시민들,노사정 대타협 환영

  • 입력 1998년 2월 6일 20시 27분


‘물과 기름’으로 겉돌기만 하던 노사정(勞使政)이 6일 최초로 대타협을 이뤄냈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비록 노사정 어느 하나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없는 타협안이었지만 시민들은 IMF라는 국난(國難)을 마주하고 ‘하나’로 뭉친 노사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 장영광(張榮光)교수는 “IMF한파를 극복하려는 모두의 의지가 최소한 5년 이상이 걸릴 만한 일을 한순간에 가능케 했다”며 “이는 국민 모두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영자협회는 성명에서 “타협안 중에는 받아들이기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내용도 있지만 일단 합의가 이뤄진 만큼 대국적 견지에서 이번 타결안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고통분담에 동참한다는 비장함으로 타협안을 받아들였다. 한국노총 최대열(崔大烈)홍보국장은 “이번 대타협은 산고(産苦)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며 “미진한 부분은 상설기구인 노사정협의회를 통해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일부 노조를 중심으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민노총 지도부는 9일 대의원회의를 앞두고 반발하고 있는 사업장에 대한 자체적인 설득 작업에 나섰다. 화이트칼라 회원이 주축인 전국사무노동조합연맹은 “고용조정법에서 해고요건이 만족할 만큼 강화되지 않아 우려된다”며 “하지만 경제난 타개를 위한 대타협 취지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무노련은 또 합의 내용중 기업이 정리해고를 한 뒤 신규사원을 채용할 때 해고당한 사원을 우선 채용한다는 ‘리콜제’에 대해 큰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시민들은 환영의 분위기 속에서도 힘겹게 나온 타협안이 그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시행에 오히려 역점을 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희정(孔喜楨·33·회사원)씨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정이 합심했다는 것은 무척 다행스럽지만 정리해고에 동의한 근로자들을 볼모로 합의안을 악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문제 전문가인 김한주(金漢柱)변호사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을 받아들일 수 있는 희생과 고통분담의 정신을 계속 이어나가 IMF한파를 이겨내자”고 말했다. 〈이 훈·금동근·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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