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사상의…」<이승환 펴냄>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 성선설 성악설 이기일원론 이기이원론 등 동양사상을 논하는 글들을 읽고나면 그게 대체 21세기를 앞둔 지금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실로 의문을 금할 수 없다.
정말로 그랬다는 말이냐. 2천5백년 전 동양의 사상가들이 지금 후기자본주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답안을 이미 내놓았다는 주장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 것인지. 장자가 자유민주주의를 이상으로 삼았고 노자가 공해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태중심주의를 주창했다고 보는 동양철학자들이 많은데 그게 진짜란 말인가.
이승환 고려대교수(철학)가 이같은 문제의식과 고민을 담아 역저 ‘유가사상의 사회철학적 재조명’을 펴냈다.
이교수는 동양적 유가사상이 초역사적 진리를 품고 있다는 주장에 반대한다. 또 유가사상이 현대사회의 병폐를 치유할 만병통치약이라는 주장에도 반대한다.
그러기 위해 철저하고 객관적인 고찰을 시도한다. 텍스트에 나오는 언어나 개념을 철저하게 이해한 뒤 텍스트 전체의 의미구조를 파악한다.
그래서 형이상학적 고담준론으로 왜곡된 유가철학의 허상을 벗겨내고 진정한 사회철학적 실체를 보여준다. 고려대출판부. 10,000원
〈이광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