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난 겨울이 싫어!”
마녀 위니는 하던 일을 멈추고 요술 백과사전을 꼼꼼히 읽었어요. 그리고는 요술지팡이를 들고 밖으로 나갔지요. 눈을 지그시 감았어요. 발끝을 쫑긋 세우고는 지팡이를 다섯번 휘두른 다음 외쳤어요. “수리 수리 마하수리 얍!”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꼭꼭 숨어있던 해님이 쑥, 고개를 내밀더니 순식간에 계절이 바뀌었어요. 위니가 목도리를 풀어젖히며 소리쳤지요. “야, 여름이다! 신나는 여름!”
마당 여기저기서 동물들이 깨어났지요. 겨울잠에서 갓 깨어난 동물들은 몸이 찌뿌드드했어요. “아, 졸려. 여름이 너무 빨리 왔나봐….”
비룡소에서 펴낸 ‘마녀 위니의 겨울’.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들. 겨울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우리 어린이들이 이 불청객과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이 없을까. 이렇듯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다간 마음의 문까지 꽉 닫혀 버리는 것은 아닐까, 은근히 걱정이 된다.
그림작가 코키 폴. 유머와 기지가 넘치는 환상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의 대가. 얼어붙은 아이들의 마음에 살살 봄바람을 불어넣어준다. 들여다보고 또 봐도 언제나 새롭고 앙증스런 그림들.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이, 어느덧 겨울은 어린이들의 다정한 친구다.
…, 하얀 눈 밑에서 잠자고 있던 꽃들도 기지개를 펴며 눈곱을 뗐지요. 잎새들이 피어나고 꽃들이 활짝 입을 벌렸어요. 하지만 햇볕이 너무 따가웠나 봐요. 이내, 고개를 떨구더니 시들고 말았어요.
그뿐인가요. 밖을 내다보니, 사람들이 무더기로 몰려왔어요. 햇볕을 쬐려고요. 잔디밭에 아무렇게나 오렌지 껍질을 던지질 않나, 연못 속에 들어가 물장구를 치지 않나, 뒤죽박죽이었지요. 웅성웅성, 와글와글….
마녀 위니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어요. 발을 동동 구르던 위니는 다시 주문을 외쳤지요. “수리수리 마하수리 얍!”
획, 해님이 꼬리를 감추더니 희뿌연 하늘에서 눈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바람도 쌩쌩 불고요. “어이쿠, 추워.”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어요. 마녀 위니는 씽끗 웃고는 방안으로 들어왔지요. 위니는 갓 구워낸 빵을 맛나게 먹었지요. 따뜻하게 데운 초콜릿 우유와 함께. 그리고는 침대 속으로 쏙, 들어갔어요.
“아, 따뜻하고 아늑해! 역시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니까….”
〈이기우기자〉
▼전문가 의견▼
아이들은 마법사가 자신의 친구라는 걸 알고 있다. 왜냐하면 마법이란 본질적으로 아이들의 상상력 속에서 자라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엉뚱하게만 보이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기상천외한 마법의 세계를 결합시켜 자연의 질서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추운 겨울이 싫은 마녀는 요술을 부려 겨울을 여름으로 바꾸어 놓고는 득의만면한다.
그러자 동물들은 일찍 동면에서 깨어 연신 하품을 해대고, 꽃들은 피어나 뜨거운 태양아래 말라 비틀어지며, 동네사람들이 몰려와 정원은 온통 아수라장이 된다. 이는 우리에게 자연의 질서를 파괴했을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심각한 메시지를 작가는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 묘사와 세부까지 놓치지 않는 터치를 통해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다. 이 놀라운 재능을 가진 작가를 통해 우리는 아이들에게 권할 만한 좋은 환경 동화 하나를 갖게 된 것이다.
장은수(문학평론가)
장은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