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갔다온 자녀가 갑자기 “엄마 칠판글씨가 안보여요”라고 말하면 부모는 매우 속이 상한다. ‘천냥’짜리 몸에서 ‘9백냥’이라는 눈이 나쁘다니.
이때 자녀를 바로 안경점으로 데리고 가야 할까. 그렇지 않다. 우선 안과 의사를 찾아가 눈검사를 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가까운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 가성근시인지, 눈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진짜’ 근시인지를 약물검사로 확인해야 하는 것.
서울 강동구 성내동 박안과의 박용덕원장은 “가성근시인 어린이가 안경을 쓰면 4∼5개월 후 시력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책을 볼 수 있는 정도면 안경쓰는 시기를 늦추고 6개월마다 검진을 받으며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시로 판명난 어린이는 굴절이상(도수측정) 검사를 받고난 뒤 교정시력 0.8 정도로 안경을 맞추면 된다.
마이너스 3디옵터(약 0.2∼0.3 시력) 이상이면 TV나 칠판글씨를 볼 때만 안경을 쓰고 책을 읽을 때를 포함한 평상시에는 안경을 벗는 것이 좋다고 박원장은 조언했다.
연세대의대 이종복교수(안과)는 “근시로 안경을 쓴 어린이는 6개월이나 1년에 한번씩 정기검진을 받으면서 시력을 측정하고 시력이 나빠졌으면 안경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어린이에게 콘택트렌즈를 끼우는 것은 좋지 않다. 렌즈관리가 불편하고 질환문제도 나오기 때문이다. 시력교정을 위한 엑시머레이저 수술도 20세 이후에나 가능하다.
어린이가 비디오를 보거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 △화면과 1.5m 이상 떨어질 것 △화면을 낮은 곳에 두고 채광은 밝게 할 것 △매일 3시간 이상 보면 근시가 될 우려가 높으므로 하루 시청시간을 30분 이내로 제한할 것 등을 전문의들은 당부했다.
〈오윤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