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만화 제작 『잘해야 본전』…투자비많아 적자투성이

  • 입력 1998년 2월 16일 06시 58분


국내 TV 만화영화 제작의 손익은 어떻게 될까. MBC프로덕션이 최근 편당 30분씩 26편짜리 만화영화에 대해 계산한 손익분석표를 보면 자칫 적자를 보기 십상이다. 우선 투자비용. 편당 제작비 3천3백만원으로 26편에 모두 8억5천8백만원이 들었다. 그러나 이 제작비는 C급에 해당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에서는 대체로 편당 제작비를 9천만원정도로 잡는다. 최근 케이블만화채널 투니버스가 제작해 MBC에 판매한 ‘영혼기병 라젠카’는 편당 제작비가 1억3천5백만원선. 어쨌든 MBC프로덕션은 8억5천8백만원을 쏟았고 1년반 뒤 국내에서 올릴 수 있는 매출액을 9억4천6백만원으로 전망했다. 구체적 내용은 공중파 TV에 편당 1천만원씩 2억6천만원에 팔고 케이블TV 방영권과 비디오(2천5백세트) 판매로 2억8천여만원을 벌겠다는 것. 또 신발 게임 의류 가방 문구 완구 등에 캐릭터를 팔아 4억원을 벌 수 있다고 예상했다. 캐릭터 판매수입은 매출액의 42%. 해외 매출액은 아시아 유럽 미주 등 12개국에 판매하는 것을 전제로 모두 11억5천7백만원을 벌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이 만화영화의 국내외 매출액은 모두 21억여원이며 이중 50%의 지분을 가진 MBC프로덕션에는 10억5천만원의 수입이 돌아온다. 그렇다면 순익은 얼마나 될까. MBC프로덕션 수입 10억5천만원중에서 투자비용과 투자기간(1년반)의 세금, 원천세 등을 빼면 1억5천6백만원이 떨어진다. 즉 C급짜리 만화영화를 하나 만들어 여러가지 캐릭터 상품도 히트하고 해외 12개국에 팔아야 이 정도 남는다는 얘기. 이 가운데 한 대목이라도 여의치 않으면 적자를 면키 어렵다. 게다가 C급짜리 만화를 가지고 캐릭터 판매에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이보다 4배를 더 투자한 ‘영혼기병 라젠카’도 캐릭터 판매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해외시장 개척도 그리 쉽지 않은 현실. 투니버스측은 “만화영화는 제작초기 스토리 설정단계부터 캐릭터 상품화와 해외시장개척 등 판로를 치밀하게 계획하지 않으면 제작비도 못건지기 일쑤”라며 “최근 만화영화산업 붐이 일고 있지만 해외판로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허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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