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V 만화영화 제작의 손익은 어떻게 될까.
MBC프로덕션이 최근 편당 30분씩 26편짜리 만화영화에 대해 계산한 손익분석표를 보면 자칫 적자를 보기 십상이다.
우선 투자비용. 편당 제작비 3천3백만원으로 26편에 모두 8억5천8백만원이 들었다. 그러나 이 제작비는 C급에 해당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에서는 대체로 편당 제작비를 9천만원정도로 잡는다. 최근 케이블만화채널 투니버스가 제작해 MBC에 판매한 ‘영혼기병 라젠카’는 편당 제작비가 1억3천5백만원선.
어쨌든 MBC프로덕션은 8억5천8백만원을 쏟았고 1년반 뒤 국내에서 올릴 수 있는 매출액을 9억4천6백만원으로 전망했다.
구체적 내용은 공중파 TV에 편당 1천만원씩 2억6천만원에 팔고 케이블TV 방영권과 비디오(2천5백세트) 판매로 2억8천여만원을 벌겠다는 것. 또 신발 게임 의류 가방 문구 완구 등에 캐릭터를 팔아 4억원을 벌 수 있다고 예상했다. 캐릭터 판매수입은 매출액의 42%. 해외 매출액은 아시아 유럽 미주 등 12개국에 판매하는 것을 전제로 모두 11억5천7백만원을 벌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이 만화영화의 국내외 매출액은 모두 21억여원이며 이중 50%의 지분을 가진 MBC프로덕션에는 10억5천만원의 수입이 돌아온다.
그렇다면 순익은 얼마나 될까. MBC프로덕션 수입 10억5천만원중에서 투자비용과 투자기간(1년반)의 세금, 원천세 등을 빼면 1억5천6백만원이 떨어진다.
즉 C급짜리 만화영화를 하나 만들어 여러가지 캐릭터 상품도 히트하고 해외 12개국에 팔아야 이 정도 남는다는 얘기. 이 가운데 한 대목이라도 여의치 않으면 적자를 면키 어렵다.
게다가 C급짜리 만화를 가지고 캐릭터 판매에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이보다 4배를 더 투자한 ‘영혼기병 라젠카’도 캐릭터 판매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해외시장 개척도 그리 쉽지 않은 현실.
투니버스측은 “만화영화는 제작초기 스토리 설정단계부터 캐릭터 상품화와 해외시장개척 등 판로를 치밀하게 계획하지 않으면 제작비도 못건지기 일쑤”라며 “최근 만화영화산업 붐이 일고 있지만 해외판로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허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