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원표에 도쿄와 울란바토르까지 표기돼 있는데 독도와 백두산이 왜 빠져있습니까.”
서울시가 광화문 네거리에 있는 도로원표에 국토의 최극점을 표기해달라는 시민의 요청을 수용, 도로원표의 내용이 바뀌게 된다.
국방대학원 김병렬(金柄烈)교수는 지난달 초 서울시장실로 도로원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편지를 보내왔다.
김교수는 “한일간에 국토경계 및 어업분쟁이 수시로 문제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도로원표는 단순히 도로의 거리뿐만 아니라 국토의 개념이 포함된 상징물”이라고 지적하면서 “따라서 우리민족의 정신적 고향인 백두산을 포함해 국토의 최동단 독도, 최서단 마안도, 최남단 이어도, 최북단 유포진을 추가로 표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로원표는 서울과 각 도시간의 거리를 측정하는 법률적 행정적 역사적 기준점. 원래 교보빌딩 옆에 있던 도로원표는훼손이 심하고 일제식으로 표기돼있어 서울시가 지난해 12월30일 다시 광화문 파출소옆 현위치로 자리를 옮겼다.
시는 이 도로원표를 이전하면서 광장에 상징물을 세우고 12방위와 함께 전국 53개, 6대륙 64개 도시 등 모두 1백17개 국내외 도시와의 거리를 추가로 표시했다.
서울시는 국토최극점까지의 거리를 표시하자는 김교수의 의견이 타당하다고 보고 건설교통부에 국토최극점의 위치 및 거리에 대해 질의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백두산 등 외교적으로 민감한 지점을 표기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약간은 난감하다는 입장.
서울시도로국 관계자는 “백두산까지의 거리 표시는 자칫 주변국가와 외교적인 마찰을 부를 수 있고 우리 스스로가 영토의 한계를 설정해 놓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어 건교부 및 관련 학계의 의견을 거쳐 신중히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