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국연극 「오셀로」,17일부터 내한공연

  • 입력 1998년 2월 17일 07시 53분


내한 공연중인 영국 로열내셔널 시어터의 ‘오셀로’. 본고장 극단만이 보여줄 수 있는 셰익스피어 연극의 진수를 보여줌으로써 정통 연극에 목말라하는 국내 연극 애호가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이 되고 있다. 우선 의상과 소품 등을 20세기 초에 맞춤으로써 현대인의 정서에 더욱 강한 호소력으로 주제를 전달하는 기법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배우들의 연기력을 뒷받침하는 샘 멘더스의 탁월한 연출력을 볼 수 있는 한 단면. 특히 무대장치와 음향효과는 좀처럼 보기 힘든 색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는 사이프러스 해안의 풍경 장면에서는 실감나는 번개의 빛과 천둥소리, 그리고 무대 뒤쪽을 배경으로 스피디하게 스쳐 흘러가는 구름광경이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또 막이 바뀌는 순간마다 흘러나오는 타악기와 전자음향은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고전극의 흐름을 긴장감있게 유지하고 있다. 극 중간에 삽입된 귀뚜라미 울음과 빗소리 등도 마치 영화의 한 장면같은 정밀감을 부여한다. 아쉬움이 있다면 자막작업에 대한 주최측의 준비부족이다. 영어에 능숙하지 못한 일반인을 위해 설치된 자막이 모든 대사를 소화하지 못하는 점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자막이 배우의 연기와 적절하게 호흡을 맞추지 못함으로써 결정적인 순간에 감상의 맥이 끊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17,19일 오후2시 7시 및 18,20일 오후7시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02―580―1880 〈한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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